[高교수 간첩사건]『국내 핵심좌익 1만여명 활동』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4분


국가안전기획부 고성진(高星鎭)대공수사실장은 20일 부부간첩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영복(高永復)서울대 명예교수와 연계된 인사들에 대해 광범위한 내사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도처에서 암약하고 있는 고정간첩을 검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고실장과의 일문일답. ―고영복은 과거 청와대에 들어가 고 육영수(陸英修)여사에게 영어와 교양과정까지 가르칠 정도였다. 어떻게 당국에서는 고교수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를 수 있었나. 『고영복은 재직시절 체제수호적인 발언으로 어용교수로 분류될 정도였다. 조사결과 그는 처음 포섭될 당시 북한에 있는 가족 때문에 당국에 신고하지 못했다가 약점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북은 보수적인 색채의 고영복을 거꾸로 핵심 고정간첩으로 이용한 것이다』 ―고영복과 연계된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그의 문하생 중에는 주목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과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자체만을 가지고 수사 대상자로 분류할 수는없다. 지금은 정치인 중에 연루자가 있는지 여부를 밝힐 시점이 아니다』 ―북한이 왜 8년여에 걸쳐 김모교수를 포섭하려고 했나. 그리고 현재 남한내의 고정간첩 수를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가. 『고영복과 간첩 최정남은 북한이 남한내에서 발간되는 언론출판매체를 연구분석하는 과정에서 오래전부터 김교수를 포섭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고정간첩 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단지 핵심좌익세력이 1만여명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영복을 포함해 구속송치된 다른 간첩들의 근황과 건강은…. 『고영복은 검거 직전 다른 고정간첩으로부터 피신하라는 연락을 받고 자해를 기도했으나 지금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의용군 자원입대나 포섭경위에서부터 최근의 행적에 이르기까지 모두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심정웅은 「사실을 모두 밝히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계속 활동했다면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 것 아니냐」며 반성하고 있다』 〈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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