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방을 통한 「신종 매춘」이 번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나 강동구 천호동 등지의 속칭 「텍사스촌」 유흥업소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고 일부 업소가 폐쇄되면서 윤락녀들이 전화방을 「접속」수단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
17일 오전 1시반경 강남구 신사동 영동시장 앞의 한 전화방. 회사원 L씨(26)는 30여분만에 24세의 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시간 있으면 술한잔 사주실래요』
김씨는 나이와 직업 등을 형식적으로 물은 뒤 L씨에게 노골적으로 만나자고 제의했다.
『차가 있으면 색깔과 번호를 알려주세요. 논현동 C병원 건너편 편의점 앞에서 만나요』
김씨는 길이 엇갈릴 경우에 대비해 무선호출기 번호도 가르쳐 주었다.
강동구 천호동 텍사스촌에서 접대부로 일했던 김씨가 전화방을 통해 매춘을 시작한 것은 한달여 전.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수입이 급감해 자구책으로 찾아나선 것이 전화방 매춘이라는 설명.
16일 오후 3시경. 송파구 잠실동 신천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한 전화방에서 K씨(29)와 통화를 한 최모씨(29)는 자신의 옷차림 등에 대해 설명한 뒤 신천역 인근 G은행 앞에서 만나자고 요구했다.
최씨는 속칭 「청량리 588」에서 윤락녀로 일했으나 최근 업소가 폐쇄되면서 전화방 매춘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탈선 전화방 빈방이 없다」는 보도(본보 10월 25일자)가 나간 뒤 전화방 업주들은 상호명을 「24시 편의방 수면휴게실」 등으로 바꿔 눈가림을 한 채 전화방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한 윤락녀는 『전화방을 통해 윤락을 하는 여자들이 강남 일대에만 1백여명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이명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