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윤혜경/경찰,무고한 시민에 오라 가라 호통

  • 입력 1997년 11월 14일 07시 43분


10월 중순경 갑자기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다. 누가 사기죄로 나를 고소했다는 얘기였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의정부경찰서 조사계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무조건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대답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터무니없는 일이기에 고소한 사람이 누구이며 사기친 내용이 뭔지 물었지만 『더이상 말시키지 말고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언성을 높이는 게 아닌가. 억울한 마음에 『자초지종도 모르고 어떻게 나가느냐』고 덩달아 언성을 높였다. 기가 막혔지만 문제는 해결해야겠기에 퇴근하는대로 가겠다고 전하고 자리를 비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놓았다. 그런데 경찰서에서 30분이나 기다리니 그제서야 유유히 들어오는게 아닌가. 약속도 있었고 해서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나는 밥도 못먹나. 30분 정도로 뭘 그래』 하며 받아넘겼다. 기가 찼는지 함께 갔던 친구가 거들었지만 『어디서 소리를 지르냐』며 되레 큰소리를 쳐대는 게 아닌가. 조사 결과 동명이인(同名異人)인 탓에 생긴 일이었다. 죄도 없이 시간만 낭비한데다 죄인취급까지 당한게 너무 억울했다. 수사편의만 내세워 힘없고 무고한 시민을 오라가라 하며 무시하는 경찰이 답답하기만 했다. 윤혜경 (서울 중구 서소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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