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지막 수요일이면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에 있는 부림초등학교(교장 윤석창·尹錫菖·63) 교내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한 모습을 띤다. 교장선생님부터 1학년 새내기까지 모두 멋들어진 한복을 입고 나오기 때문.
학교측은 피자와 콜라 등 외국문물에 점점 길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사라져 가는 고유문화의 아름다움을 되새겨 주기 위해 3월부터 이 날을 한복 입는 날로 정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 덕분에 한복입는 법을 다시 배웠다며 반응이 매우 좋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91년 개교한 이 학교는 49학급 2천1백여명의 학생 대부분이 부근 아파트단지에 사는 전형적인 신세대 아이들. 이 때문에 학교측은 학생들이 개인주의에 물들지 않고 민족 고유의 공동체의식과 자연존중사상 등을 갖추도록 하는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94년부터 학년별로 매달 하루씩 「책가방 없는 날」을 정해 각종 민속놀이를 하게 하는 것이나 매년 11월 전교생 제기차기대회를 여는 것도 바로 공동체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소풍과 별도로 봄 가을 한번씩 현장학습시간을 갖고 있는 것도 부림초등교의 특징. 저학년은 하루코스로 경기지역 문화유적을 돌아보며 고학년은 1박2일 일정으로 타 시도의 문화유적을 찾는다. 현장학습으로 이 학교 졸업생이면 전국 웬만한 문화유적을 모두 둘러보게 된다는 것이 학교측의 이야기다.
〈안양〓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