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효성고,흡연실 설치추진]각계,찬반논란 빗발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한 고등학교가 교내에 흡연실을 설치, 「금연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서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효성고(교장 송석영·宋錫英·57)는 최근 금연교육 차원에서 교내에 흡연실을 설치키로 결정했다. 효성고는 상당수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무조건 막기보다 흡연실 설치를 통한 금연교육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 송교장은 『담배를 금지하더라도 학생들이 숨어서 피우기 때문에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흡연실을 색다른 형태의 금연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고는 이에 따라 학교 별관 옥탑에 10여평 규모의 흡연실을 마련했으며 다음달 19일 수능시험이 끝나는 대로 문을 열 계획이다. 이 흡연실에는 금연교육 차원에서 폐암수술장면 등을 보여주는 TV모니터와 금연관련 잡지 서적을 비치하는 반면에 교사들의 접근은 금지한다는 방침.이같은 효성고의 흡연실 설치에 대해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획기적 방안」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신동천(申東千·42)교수는 『자기판단력이 모자라는 학생들이 흡연 대신 금연을 선택할지 의심스럽다』며 『흡연 양성화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성남교육청의 한 장학사도 『흡연을 막아야 할 학교가 오히려 흡연을 권장하는 셈』이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예절바른 담배문화운동중앙회」 손문창(孫文昌·68)총재는 『담배를 무조건 못피우게 해 오히려 청소년들이 흡연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내 흡연실 설치는 시도해 볼 만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8월말 밝힌 통계에 따르면 남고생의 35.3%, 여고생의 8.1%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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