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떠나 보내고도 내가 이렇게 숨쉬고 살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통스럽구나. 너의 글모음을 정리하면서 너는 결코 길지 않은 열일곱 해를 살았지만 참으로 열심히 배우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믿는다』
7월21일 전북 부안 변산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하고 숨진 전주고 1학년 정인성(鄭仁誠·17)군의 어머니 온정숙(溫貞淑·47·사진)씨가 아들이 남긴 일기 편지 독후감과 추모의 글을 모은 「나는 이렇게 살아가련다」를 펴냈다.
이 책에는 정군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써왔던 일기와 독후감, 친구와 부모 선생님들에게 보냈던 편지, 주위 사람들의 정군에 대한 추모의 글, 사고 당시 언론보도 등 1백10여편의 글이 실려 있다.
전주 우전초등교와 풍남중에서 학생회장을 지냈고 도교육청과 교육부 주최 「나의 주장」 발표에서 최고상을 휩쓸 정도로 리더십이 강했고 모범생이었던 정군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고 남을 생각할 줄 아는 사려깊은 글을 남겼다.
기자가 되겠다던 정군은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읽어 자기 주장이 분명하고 문장력이 뛰어나 면장인 아버지에게 시무식 치사에 참고하라며 호주머니에 슬그머니 메모를 적어 넣어주기도 했다.
어머니 온씨는 『전국에서 온 위로편지를 받고 많은 위안을 받았다』며 『자식을 먼저 보낸 고통을 겪는 사람끼리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뜻에서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