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9시 경기 구리시청 3층 대회의실. 고된 하루일을 마친 시공무원 34명이 초가을 밤을 밝혀가며 책과 씨름하고 있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의 현장에는 50대 과장부터 20대 신참에 이르기까지 교수의 강의내용을 놓치지 않으려는 늦깎이 수강생들의 열기가 가득하다.
구리시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못한 공무원들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시청안에 정규 야간전문대학을 개설했다.
성남시 경원전문대의 협조로 경영과 1개 학과를 개설, 1학년 18명과 2학년 16명이 공부하고 있다.
수업시간은 일과 후인 오후6시반∼10시반까지 4시간. 경영학 경제학 회계원리 영어 등 일반전문대학의 교과과정과 똑같이 배운다. 물론 중간 기말고사도 똑같이 치른다.
2년을 수료하면 전문대 졸업자격이 주어지므로 학생들은 졸업 후 학사편입을 통해 4년제 대학에 진학할 꿈을 꾸고 있다. 시청대학이 생기기 전에는 서울과 의정부 성남지역의 대학까지 원거리 통학을 해야 했던 데 비하면 정말 꿈같은 일이다.
이무성(李茂成·55)구리시장은 『자기계발과 전문지식의 습득은 양질의 대민 행정서비스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내년부터 주변 직장 및 주민 등과 연대해 학생수와 학과를 늘리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구리시는 공무원 학생들이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경원전문대는 교수들을 출장강의시키고 등록금을 30% 감면해주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최고령 학생인 조상희(趙相熙·52.1년)회계과장은 『시청에서 30년이상 회계실무를 맡았지만 회계이론을 다시 배우니 감개무량하다』며 『고교생 아들이 아버지의 늦공부에 감동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구리〓권이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