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양 유괴/범인 전현주]고위공무원 맏딸 작가 지망생

  • 입력 1997년 9월 12일 20시 07분


박나리양 유괴범 전현주(全賢珠·28)씨의 서울 S전문대 문예창작과 동기생들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전씨가 돈 때문에 그같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내무부 산하 단체의 고위 공무원인 아버지 전모씨와 어머니 김모씨 사이에 1남1녀 중 장녀로 태어난 전씨는 93년 서울 H대 무역과를 졸업한 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S전문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자신보다 3,4세가 어린 동기생들로부터 「언니」라고 불렸던 전씨는 2학년 때 총학생회 학술부장을 맡은 뒤 학과생활보다는 총학 활동에 열중했으며 당시 대의원이었던 남편 최모씨(극작과)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전씨는 1학년 때까지 성적도 괜찮았고 글도 잘 쓴다는 평을 받았으나 최씨와 깊이 사귀면서 자주 수업에 빠졌고 결국 동기생들과 졸업사진까지 함께 찍은 뒤 출석일수 부족과 학점미달 등으로 제적당했다. 이미 임신 3개월이었던 전씨는 지난 4월 집안의 강력한 반대를 뿌리치고 최씨와 결혼식을 올렸으나 집안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신길동 지하 단칸방에 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결혼 이후 전씨는 남편 최씨가 마땅한 수입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성격도 맞지 않아 가까운 친구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고 자주 급전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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