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대예술단출신 신영희씨 회견]최해옥씨 평양서 유명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저와 같은 만수대 예술단 출신인 최해옥씨가 망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빨리 만나보고 싶어요』 지난 95년 12월 영국 주재 북한 상사의 외환딜러였던 남편 崔世雄(최세웅·36)씨와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申英姬(신영희·36)씨는 27일 덕수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기된 표정으로 최해옥씨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최씨와 어떤 사이였나. 『지난 80년부터 88년까지 만8년간 만수대 예술단에서 함께 활동했다. 가극 「꽃파는 처녀」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최씨는 어떤 사람인가. 『뛰어난 예술가이면서도 성격이 매우 소탈했다. 金正日(김정일)의 총애를 그 정도 받으면 교만해지기 쉬운데 그렇지 않았다. 물론 당성이나 사상성은 의심의 여지없이 강했었다』 ―김정일이 최씨를 그렇게 총애했다면 이른바 「기쁨조」출신인가. 『만수대예술단에는 1백명 가까운 단원이 있으나 김정일의 주말 파티에 초대받는 사람은 많아야 15명 정도 된다. 최씨는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파티에 참석했던 것으로 기억하나 기쁨조였다고는 볼 수 없다』 ―최씨의 남편 장승길 대사도 직접 아는 사이인가. 『82년인가 83년인가 최씨 가족이 만수대예술단 아파트로 이사할 때 도와주러 가서 한번 본 적이 있다. 장대사가 그때는 마른 체격에 키도 크지 않아 솔직히 부인보다 처진다고 생각했었다』 ―장대사가 부인 때문에 빨리 출세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북한에서도 장대사가 부인 덕에 승승장구한다는 말들을 많이 했다. 장대사는 최씨가 예술활동을 할 때는 외국에 못나가고 국내에서 생활하다가 최씨가 한동안 쉴 때부터 외국생활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최씨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얼마나 알려져 있나. 『평양 사람이라면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영화 「꽃파는 처녀」에서 주연을 맡은 홍영희씨도 유명하지만 김정일의 신임은 최씨가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망명했는데…. 『잘 모르지만 자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본인들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한국에서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한기흥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