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출신으로 한국에 망명한 高英煥(고영환·44)씨와 玄成日(현성일·38)씨는 이번 장승호 장승길 형제의 망명소식을 듣고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장씨 형제의 망명이 전북한노동당비서 黃長燁(황장엽)씨의 망명사건과 함께 북한 고위층들이 느끼는 체제의 패배주의와 좌절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부인 최해옥 등 가족관계는….
『최해옥은 김정일이 선전선동 활동을 집중지도하던 70년대 초반에 만든 「꽃파는 처녀」의 주연배우였다. 꽃파는 처녀는 「피바다」 등과 함께 북한의 이른바 「5대 가곡」으로 최해옥은 꽃파는 처녀의 주인공인 「꽃분이」의 초대 배우였다. 꽃파는 처녀는 북한사람이라면 유치원생도 알 정도로 유명한 가곡이다. 가족은 아들과 딸이 한명씩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들은 78년 아니면 79년생이고 딸은 85년 장대사 부부를 봤을 때 두살배기 정도로 등에 업혀 있었다』
―장대사 개인에 대해 아는대로….
『장대사가 고속승진한 것은 부인의 후광을 입은 덕도 있겠지만 본인 자신의 능력도 있었기 때문이다. 1천5백명이 넘는 외교부에서 능력없이 버틸 수 있겠는가. 패기와 업무추진력이 있고 아랫사람들로부터도 평이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김정일 생일인 매년 2월16일이면 외교부장과 강석주 전인철 부부장, 그리고 장대사 등 4명이 선물을 받았을 정도로 총애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북한 외교관들이 최근 고충을 많이 겪고 있다는데….
『해외공관 외화난은 80년대부터 지속됐지만 95년부터는 공관유지비 조달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북한 해외공관 20여개가 문을 닫았는데 이는 그 나라와의 쌍무관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돈문제 때문이다』
―장대사가 가진 정보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북한 국내상황은 물론 4자회담 등에 대한 북한 외교의 최근 흐름 등에 대한 고급정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스커드미사일의 중동판매 등 무기밀매 상황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황유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