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 망명]張대사일행 행선지 說만 무성

  • 입력 1997년 8월 25일 20시 17분


외무부는 25일 오전 『장승길 주이집트북한대사 부부가 이집트를 떠나 제삼국으로 간 것이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렇다면 장대사 부부가 머물고 있는 제삼국은 어디일까. 관계당국의 한 고위인사는 이날 장대사의 망명과정과 관련, 『장대사 부부가 일단 북한대사관을 이탈, 미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장대사가 간 곳은 미국이 아닌 제삼국』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장대사의 행선지가) 4자회담 당사국이 아니라면 회담에 영향이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장대사가 미국이 아닌 제삼국으로 갔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것으로 미루어 장대사 일행이 미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행선지는 다른 나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관련,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최근 北―美(북―미)관계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4자회담과 경수로사업 등이 걸려 있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장대사 일행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제삼국은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국가이거나 지난해 8월 카이로에서 잠적한 장대사의 아들 철민군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장대사의 행선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외무부측은 『장대사와 캐나다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어 장대사가 유럽의 한 국가로 가 있을 공산이 매우 큰 상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당국자도 『(장대사의) 정확한 경로는 잘 모르겠지만 유럽은 비자가 거의 면제돼 있기 때문에 유럽을 경유하는 경우라면 (제삼국행이)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 장대사의 유럽행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함께 장대사 일행이 제삼국을 거쳐 최종망명지로 한국을 선택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장대사가 현재 머물고 있는 제삼국을 최종망명지로 택할지, 아니면 단순한 경유지로 삼아 한국으로 올지는 불확실하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자들의 관측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대사가 간 제삼국이 한국에 매우 우호적인 나라라며 장대사가 원하기만 한다면 한국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그의 한국행 가능성은 희박하며 우리가 망명유치를 할 입장도 아니다』며 부정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결국 장대사의 최종망명지 문제는 26일쯤 있을 것으로 알려진 제삼국의 공식발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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