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赤 北지원작전 표정]교통-통신불편 식량전달 애로

  • 입력 1997년 6월 13일 20시 29분


12일부터 시작된 대한적십자사의 대북구호식량 직접전달작업은 남북한과 중국 등 3개국이 개입된데다가 교통 통신 등에서 불편과 장애가 많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적의 이번 「대북 식량전달 작전」은 구매와 수송의 2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중국 단동(丹東)을 통해 신의주에 처음 들어간 옥수수가루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탁한 것으로 전경련 남북경협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張致赫(장치혁)고합그룹 회장이 그룹내 종합상사망을 가동해 사들인 것. 옥수수 5천t을 기탁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대한통운에, 「겨레사랑 북녘동포돕기 범국민운동」은 에네스 해운항공이 각각 구매협상을 벌였다. 동북3성(省)에 산재한 옥수수산지에서 사들인 곡물을 중간집결지인 장춘(長春)과 심양(瀋陽) 등 철도역으로 모으는 것도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랐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북경(北京)적십자회담이 타결되면서 불과 보름여만에 중국내 수송화차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려운데다가 이 지역에 계속된 폭우가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대북지원 물량이 폭주함에 따라 중국산 옥수수가격이 덩달아 급등한 것도 또 하나의 골칫거리였다. 한 때 1t당 1백20달러에 그쳤던 옥수수가격이 1백50달러에 육박했고 옥수수가루는 1백80달러에 달했다. 이런 구매과정을 거쳐 목표량을 확보했으나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국외로 다니는 「외무(外務)화차」의 경우 국가계획에 의해 미리 운행일정이 정해지기 때문에 1개월전에 사전확약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한적의 이번 구호물자 전달은 별도의 임시 수송계획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럴 경우 각 지역의 「대외 무역운수공사」를 통해 중앙철도당국으로부터 화차배정을 받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 중국당국이 13일 단동에 들어가는 각종 물량이 폭주한다고 판단, 당분간 단동행 곡물수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내 복잡한 화차사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집안(集安)에서 만포로 가는 옥수수 8백t도 집안까지 모으는 데 20시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이처럼 육로전달이 여의치 못할 경우 중국의 대련(大連)이나 천진(天津)을 통한 해로수송이 불가피하다고 한적이 밝힌 것도 이같은 사정을 고려한 「고육책」이라는 설명이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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