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씨 사망]한총련 지도부가 은폐-축소 지시

  • 입력 1997년 6월 9일 20시 47분


李石(이석·23)씨 상해치사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9일 한총련 핵심간부들이 대책회의를 갖고 사건가담자를 축소 은폐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 李准求(이준구·26·건국대 총학생회장)씨는 지난 4일 오전 이씨가 숨진 사실을 확인한 뒤 정오경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1시간동안 한양대 5층 애국한양문학예술연합 사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는 △「푸우」라는 가명의 정책위원 △「순이」라는 가명을 쓰는 여자 조직위원 △吉素延(길소연·24·여·구속) 權純郁(권순욱·24·구속)씨 등 4명이 참석, 사건을 축소 은폐키로 결정했다는 것. 이씨는 이 회의에서 『이씨의 감금폭행에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 길씨 권씨 李鎬駿(이호준·21·구속)씨 등 3명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중간에 가담한 사람은 보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 회의를 주재한 이씨와 정책위원 조직위원 등을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한편 대책회의 직전 이미 구속된 권씨 등 이 사건 직접 관련자 4명은 별도의 대책회의를 갖고 경찰에 출두할 경우를 대비한 진술내용을 의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길씨 등 구속된 3명으로부터 『대책회의 내용이 한총련 의장 姜渭遠(강위원·24)씨와 투쟁국장 동팔이(가명)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을 검거, 한총련 지도부의 개입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철용·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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