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李石(이석·23)씨 상해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8일 한총련 산하 투쟁국 간부들을 이번 사건의 실질적인 배후로 지목하고 이들을 검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반항하는 이씨를 서총련 투쟁국장 주길남(가명)에게 넘겼다』는 한양대 졸업생 吉素延(길소연·24·여·구속)씨의 진술과 『프락치를 색출, 조사하는 부서는 투쟁국』이라는 조국통일위원장 수행실장 李元眞(이원진·28·구속)씨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총련은 시위 조직 및 프락치 조사 등 현장의 최전위 임무를 중앙 및 지역총련의 투쟁국장에게 위임해왔다.
각 단위의 투쟁국장은 시위 참가자의 약 20%를 사수대로 활용하고 사수대의 약 10%를 프락치 색출과 조사활동에 투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2인1조로 움직이는 프락치 담당 사수대원은 프락치 용의자를 잡으면 곧바로 단위 투쟁국장에게 보고하고 투쟁국장은 이를 다른 간부들에게 통보, 처리방법을 논의한 뒤 결정된 사항을 책임지고 집행한다는 것.
이에따라 경찰은 이번 사건을 실질적으로 지휘했을 것으로 보이는 한총련 투쟁국장 동팔이(가명)와 서총련 투쟁국장 주길남씨 등 투쟁국 간부들을 검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구속된 길씨 등이 이들의 개입여부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거나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의장 조국통일위원장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 대변인 등 「4인방」을 제외하고는 한총련의 주요간부들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어 투쟁국 간부들의 신원파악과 검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일단 정책위원회와 투쟁국은 「지도위원」을 자처하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중반의 복학생과 졸업생 등 7,8명이 각각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한양대 학생회관에 대한 현장조사와 현장계측을 실시하고 구속된 길씨 등을 계속 조사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