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기소발표 안팎]『한보몸통은 「특정인」아니다』

  • 입력 1997년 6월 5일 20시 06분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사건 수사결과를 5일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발표한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은 지난달 17일 현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처럼 10여장의 원고를 미리 준비해놓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등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의 평가에 크게 신경쓰는 모습.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심중수부장은 『기자들은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의 「몸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내가 생각하는 한보사건의 「몸통」은 지난 문민정부 4년간 장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정 관 재계 및 금융계 등이 집합해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 심중수부장은 이어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배후에서 한보특혜대출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정한 하나의 「몸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 ○…검찰이 현철씨를 구속기소하면서도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의 재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은 것은 「축소수사」라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 한 수사관계자는 『한보사건의 「몸통」으로 알려진 92년 대선자금을 수사하지 않은 채 장황하게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사를 마무리하면 축소수사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지 않느냐』고 언급. 이 관계자는 이어 『한보사건과 현철씨 비리사건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공식 수사결과 발표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부연. ○…중수부는 4개월이 넘는 장기간의 수사가 매듭되자 『이제야 끝났다』며 해방감을 느끼는 분위기. 한 수사관계자는 『일부 비리에 대해 계속 수사해야 하지만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니까 홀가분한 심정』이라며 『이처럼 길게 끈 수사는 전례가 없어 감회가 새롭다』고 한마디.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도 『엄청난 정치 사회적 외풍 속에서 4개월 넘게 끌어온 수사는 전무후무할 것』이라며 『드러내놓고 칭찬할 수는 없지만 수사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훌륭히 해냈다고 본다』고 자평.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은 현철씨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매달 5천만원씩을 현금으로 주었다는 후문. 한 관계자는 『이전사장이 현철씨의 비자금을 나름대로 뒤탈없이 관리해 주려고 매달 자신의 측근들을 은행에 보내 현금을 모아오게 했다』며 『그러나 현철씨는 「왜 귀찮게 현금으로 주느냐」며 짜증을 냈다』고 설명. 이 관계자는 95년 후반기에 이 전사장이 현철씨에게 25억원을 현금으로 만들어 건네준 것과 관련, 『당시 「누군가 현금을 싹쓸이 하고 있어 은행에 현금이 동났다」는 말이 떠돌았는데 사실로 드러난 셈』이라고 부연. 〈김재호·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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