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비자금 성격-규모]「나사본자금」 사실상 대선잔금

  • 입력 1997년 6월 5일 20시 06분


검찰은 지난달 17일 金賢哲(김현철)씨를 구속하면서 『현철씨 비자금의 입구에서 출구까지 모조리 수사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강한 수사의지를 내비쳤다. 검찰은 그로부터 20일간 보강수사를 거쳐 5일 현철씨를 기소하면서 최대 1백86억1천만원에 이르는 현철씨 비자금의 성격에 대해 일단 주목할만한 내용을 발표했다. 검찰은 우선 본보가 지난달 5일 최초 보도한대로 심우 사장 朴泰重(박태중)씨가 93년초 인출한 1백32억원 대부분이 대선자금 잔여금이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현철씨가 92년 대선자금 잔여금 1백20억원을 일단 박씨에게 맡겨 1차 세탁을 한 뒤 다시 돌려받아 93년 10월 전대호건설사장 李晟豪(이성호)씨에게 50억원을 맡겼고 金己燮(김기섭) 전안기부운영차장에게 94년 5월과 95년 2월 두차례로 나누어 각각 50억원과 20억원 등 70억원을 맡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은 이 돈에 대해 『92년 대선운동 사조직인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의 운영 및 활동자금 중 남은 자금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중수부장은 「추정된다」는 말 대신 「보인다」고 써도 된다고 했다. 심중수부장은 그 근거로 『현철씨 등 관련자들은 명확한 출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지만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심중수부장은 최초의 출처에 대해 「대선자금 잔여금」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사본 자금이면 대체적인 성격이 추정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대선자금 잔여금이란 점을 사실상 확인했다. 검찰은 또 보강수사를 통해 현철씨가 신성그룹 申榮煥(신영환)회장에게서 6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로써 현철씨가 동문기업인과 전대호건설 사장 이씨 등에게서 청탁대가 또는 활동비로 받은 돈의 규모는 66억1천만원으로 늘었다. 따라서 수사결과 드러난 현철씨의 비자금 규모는 대선자금 잔여금을 포함해 최대 1백86억1천만원에 이른다. 비자금의 사용처는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비자금 중 「출구」가 명확히 밝혀진 돈은 김전차장이 관리한 70억원. 이 돈은 씨엠 기업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1백11억1천만원은 출구가 없다. 현철씨는 이 돈을 활동비와 여론조사비용으로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심중수부장은 『현철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金元用(김원용)성균관대교수에게 여론조사 비용으로 주었다고 진술하지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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