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소환 이모저모]검찰 휴일 「깜짝 브리핑」

  • 입력 1997년 5월 14일 20시 34분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은 부처님 오신 날인 14일 오전 11시경 공휴일인데도 출근해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뒤 『金賢哲(김현철)씨를 15일 오후 2시경 소환키로 했다』고 전격 공개. 이는 지난 95년 10월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 당시 安剛民(안강민)대검 중수부장(현 서울지검장)이 기자실로 내려와 잠시 기자들과 얘기를 나눈 뒤 지나가는 말로 『내일 노태우 전대통령을 소환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기자실이 아수라장이 됐던 때와 유사한 「깜짝 브리핑」. ○…심중수부장은 『오늘 브리핑은 1초로 지금까지 브리핑중 가장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장 비중있는 내용이니 더이상 질문하지 말라』고 여유있게 농담을 던지기도. 그는 『金己燮(김기섭)씨는 언제 부르느냐』『김기섭씨를 먼저 불러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해진 바 없다』고 짤막하게 답변. 이를 놓고 『청와대나 안기부의 부탁을 받고 김기섭씨를 봐주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외부 압력론」과 『언론의 시선을 끌기 위해 현철씨를 구속한 뒤 보강조사할 때 부를 것』이라는 「전술론」이 대두. ○…현철씨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14일 현철씨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구기하이츠빌라 주변에는 취재기자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는데 현철씨는 청문회 출석이후 집에서 칩거생활을 해왔다고 빌라 관리인은 전언. 현철씨의 검찰소환 소식을 전해듣고 빌라를 찾은 친구 Y씨는 『지난해만해도 김소장(현철씨)에게 전화를 하지도 않고 연락했다고 떠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들끓었는데 지금은 집으로 찾아가지 않는 것은 물론 청문회 이후에는 아예 김소장의 연락조차 외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원망. ○…대검 중수부가 13일 이례적으로 현철씨가 경복고 동문기업인에게서 매월 6천만원의 활동자금을 받은 사실을 발표한 것과 관련, 검찰주변에서는 현철씨를 소환하기 전에 기를 꺾어 놓겠다는 선제공격용이라는 해석이 대두. 검찰 관계자는 『특정기업인들의 활동비 제공 사실을 공개한 것은 회사공금을 사금고화해 온 일부 기업인들의 무분별한 회계관행을 경고하는 동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시키겠다는 검찰의 의지로 봐달라』고 주문해 앞으로 이들 기업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 〈이호갑·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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