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트피플 스케치]『자유의 땅』 새벽 환호성

  • 입력 1997년 5월 13일 08시 04분


북한 최초의 「보트피플」 두 가족이 인천항으로 온 12일 오후부터 13일 새벽 사이 해군과 해양경찰은 이들을 맞을 준비로 부산했다. 해군 함정은 13일 새벽 2시55분경 인천 앞바다 팔미도 부근 해상에 도착, 먼저 와 대기중이던 해경정과 계류를 시도, 불과 5분만에 북한 어선 안선국선장(48) 등 14명을 해경정으로 옮겨 태울 수 있었다. ○…팔미도 부근에서 안선장 등을 옮겨 태운 해경 경비정은 30여분의 항해 끝에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했으며 안선장 등은 합동신문 장소인 인천해경으로 직행. 이에 앞서 해경측은 탈북 두 가족을 태운 해군 773함이 12일 자정경 인천 외해에 있는 울도를 통과해 인천 쪽으로 이동중이라고 설명. 해경은 또 이들 두 가족에 대한 간단한 관계기관 합동신문을 위해 해경내 소회의실의 책걸상을 재배치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 ○…해경에 따르면 선장 안씨 등 북한 난민들은 이날 오후 서해상에서 우리 해군함정을 만나자 손을 흔들며 『배에 물이 차오르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구조요청을 했다는 것. 해군은 높은 파도에도 불구하고 즉각 이 선박으로 접근해 예인에 나섰다. 해군이 안선장 등을 구조했을 때 배는 밑부분이 크게 파손돼 있어 이들의 3일간 항해가 험난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타고 온 요동어 3043호 안에는 국산 라면인 안성탕면 2봉지, 쌀 1말, 옥수수 20포대 등이 담겨져 있어 치밀한 준비가 있었음을 직감했다는 것. 이밖에 배안에서 카세트와 모토롤라 휴대전화도 나왔다. ○…해경은 이날 서해상에 3∼4m가량의 높은 파도가 일어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만큼 이들 「보트 피플」에 대한 안전 이송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해경은 북한 난민선을 예인해온 해군함정으로부터 이동 항로를 통보받고 해군함정의 정박 예정지인 인천 앞바다 팔미도 부근으로 2백50t급 경비정을 급파했다. ○…이 과정에서 안선장이 몰고온 선박이 파손된 상태인데다 높은 파도 때문에 인천항까지는 끌어오지 못하고 대청도 항구에 임시 정박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해경은 이에 앞서 인천 해경부두에 차량들을 동원, 안선장 등 「보트 피플」이 도착하는대로 서울로 이동시키는 일에 대비하는 모습. 한편 인천에 있는 해군과 해경은 이날 처음에는 『중국 동포들이 온 것인지, 북한 사람들이 내려온 것인지를 알 수 없다』고 말하다가 오후6시가 지나서야 『북한 난민들이 틀림없다』고 확인. 당초 북한 선박의 선장 안씨 일가족 등 「보트 피플」 14명이 한때 12일 밤11시경 인천항으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해경측은 「해상 상태」 등을 이유로 13일 새벽에야 육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예측. 〈인천〓박희제·박정규·윤종구·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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