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賢哲(김현철)씨 비리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의 수사 실무팀과 수뇌부 사이에 현철씨 소환시기를 놓고 상당한 견해차이가 노출되고 있다.
현철씨 소환시기와 관련, 검찰 고위관계자는 지난 1일 현철씨를 오는 9일 소환하겠다고 말했지만 수사 실무팀 관계자는 6일 『빨라야 내주 초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철씨 소환이 늦어지는 이유를 묻자 『늦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언제 현철씨를 9일 소환한다고 말했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수사팀은 현시점이 현철씨 수사의 최대 고비라고 생각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수사만으로도 현철씨를 소환해 구속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대규모 「광맥」을 발견하고도 금 몇돈만 캐고 채굴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말하는 광맥이란 바로 경복고 동문 기업인과 李晟豪(이성호)전대호건설사장 관련 수사다.
검찰은 현철씨가 4,5개 경복고 동문 기업체 대표에게서 35억원 가량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현철씨가 돈 받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노다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돈은 쓸모없는 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기업체 대표들은 『고교선배로서 정치자금으로 주었을 뿐』이라며 이권청탁에 따른 대가성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중 일부는 특정 사업과 관련해 이권청탁을 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확인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성호씨에 대한 수사도 같은 맥락에 있다. 검찰은 기업인 조사에서 『현철씨가 이씨를 먼저 만나보라고 했고 이씨는 현철씨의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중요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과 계좌추적을 통해 범죄단서를 확보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철씨 소환이 지연되는 것은 수사팀의 「광맥을 파내기 위한 전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