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켠후 15초대기』사용안내…社報로 본 30년전 풍속도

  • 입력 1997년 5월 3일 21시 42분


「흑백TV의 전원스위치를 누르면 15초후 화상이 등장하니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30년 전인 지난 67년 LG전자의 사보(社報)에 실린 「TV사용법」 안내기사다.

사보 하나로 시대의 변화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전자업계 최초로 사보를 창간한 LG전자(당시 금성사)는 지난 1일 창간 30주년을 맞아 당시의 기사를 함께 게재한 특집호를 내놓았다.

당시 사보의 알림난을 보면 경영혁신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에는 상상도 못할 「트럼프」놀이를 회사안에서 금한다는 것이 머리로 올라가 있다. 그만큼 회사내 도박이 골칫거리였던 것.

당시 봉급생활자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쪼들리는 월급. 적은 월급으로 결혼 등 경조사 비용을 댈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기사가 비중있게 자리잡고 있다.

상을 당했을 때 부서에서 모금해 전달한 금액은 5천∼1만원으로 대졸초봉이 1만7천9백원인 것을 감안하면 큰 액수.

이밖에도 독신남성을 위해 「하숙집 고르는 방법」에 관한 기사가 실렸으며 당시 코미디유행어로 「살살이 몰랐지」 「웃기네」 「죽인다」 등이 소개되어 있다. 광고로는 「비니루(비닐)장화」가 실렸다.

LG전자 사보팀의 한 관계자는 『30년 전 사보편집장이 지금의 인터넷 전자사보를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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