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이용남사장,『與野의원들에 수시 돈 전달』

  • 입력 1997년 4월 15일 20시 00분


한보그룹의 대(對) 정치권 로비 주역중 한 사람인 한보건설사업본부 李龍男(이용남)사장은 15일 『나는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지시에 따라 야당의원 뿐 아니라 여당의 중진 국회의원들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사장은 이날 본보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보그룹의 또 다른 로비 핵심중 한 사람인 朴承圭(박승규)한보문화재단이사장이 여권의 로비를 맡고 자신은 야권의 로비를 전담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같이 주장했다. 이사장은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지난 95,96년 정총회장의 지시에 따라 여당의 중진급 의원들에게 수시로 금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사장은 그러나 명단은 공개하지 않은 채 『검찰의 특별한 협조요청이 있어 현 상태에서는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입을 다물었다. 이사장은 지난해 8월20일 평일에도 국회의원 20명과 함께 골프를 했으며 청와대 직원들과 수시로 회동, 식사를 함께 하는 등(본보 4월2일자 39면 보도) 한보그룹의 정 관계 로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은 여야 의원들에게 전달한 돈의 정확한 액수와 횟수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金相賢(김상현)의원이나 李重載(이중재)의원이 받은 액수의 범위내에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뇌물 전달 액수가 수천만원대임을 시사했다. 박승규씨가 의원들에게 정회장이 주는 돈을 전달하면서 일부 금액을 빼돌려 「배달사고」를 낸 것과 관련, 이사장은 『나는 월급쟁이이고 월급쟁이는 정직성을 바탕으로 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사장은 한보측이 정치권 외에 청와대나 정부부처 고위급 인사들에게도 뇌물을 주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이므로 현 단계에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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