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면 승진하는』 서울시청 나무책상 「퇴역」

  • 입력 1997년 4월 5일 09시 20분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승진이 된다는 「전통」 때문에 30년을 넘겨 장수해온 서울시청 유일의 나무책상이 마침내 정년퇴임한다. 서울시는 사무자동화 작업의 일환으로 낡은 책상을 모두 정리하기로 하고 기획담당관실 기획조정계장 자리의 볼품없기로 유명한 나무책상도 교체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관계자들은 『30년 이상 서울시를 위해 봉사하고 떠나는 만큼 송별식이라도 해주고 싶은 기분』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책상은 서울시 본청에 있는 1천2백72개의 책상중 유일한 나무책상으로 낡고 볼품없기로도 유명했지만 이 자리를 차지하면 승진운이 좋아져 하나같이 높은 지위까지 올라간다는 선례 때문에 더 유명했다. 都明正(도명정)서울시기획관리실장 金光市(김광시)서초구 부구청장 林聖洙(임성수)동작구 부구청장 등이 이 자리를 거친 대표적 인물. 이런 까닭이 있어 그동안 이 자리에 새로 앉는 사람들은 『책상을 새 것으로 바꾸라』는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고 낡은 나무책상을 오히려 신주모시듯 해왔다. 〈하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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