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돈줄」미스터리…직업없는데도 씀씀이 헤퍼

  • 입력 1997년 3월 14일 20시 20분


金賢哲(김현철)씨는 「무직자」라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큰 씀씀이를 과시했다. 개인사무실을 운영하고 고급호텔을 드나든 그의 행적은 「보통사람」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다. 시민들은 『현철씨의 씀씀이로 볼 때 한달에 수천만원 이상 쓴 것 같은데 과연 어디서 그 많은 돈이 나왔는지 궁금하다』면서 『자금출처를 조사해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현철씨는 지난 87년 석달간 쌍용증권에 다닌 것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 특정 직업을 가진 적이 없다. 특히 93년부터 지난 2월까지는 고려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던 「학생」의 신분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까지 수년간 자신의 개인사무실을 운영해 왔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미진빌딩 4층에 있는 그의 개인사무실은 지난달 25일 『자식을 곁에 두지 않겠다』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담화 직후 폐쇄된 상태. 현철씨는 지난 93년부터 이 사무실(50평)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상근 여직원 2명을 포함, 매달 유지비만도 수백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부동산업자들은 『이 정도 규모의 사무실이라면 보증금 2천5백만원에 월2백만원 이상의 임차료가 든다』고 말했다. 건물주인 최영한씨는 평소 주위사람들에게 『김대통령과 친해 무상으로 빌려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이 사무실에 나와 일을 본 현철씨는 오후에는 주로 롯데호텔 등 시내의 특급호텔에서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하룻밤 이용료가 1백만원이나 되며 외국 원수나 국왕이 주로 이용하는 최고급 스위트룸을 무료로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 일대 고급 룸살롱에는 현철씨와 친구 P씨 등이 종종 들러 호화파티를 가졌다는 미확인 소문도 나돌고 있다. 현철씨가 김대통령 취임후인 93년부터 전세로 임차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중앙하이츠 빌라도 무직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호화저택이어서 구설수. 63.5평 규모의 이 빌라는 시가 6억∼7억원에 전세금만 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원 元炯福(원형복·29)씨는 『김현철씨가 아무런 직업도 없으면서 재벌 2세를 방불케 하고 돌아다닌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며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재·김정수·정위용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