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추가합격통지 올까』 전화앞 「애타는 부모」

  • 입력 1997년 2월 6일 18시 55분


[전승훈기자] 대입시험이 끝나도 가족의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달 3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계속되는 추가합격 전화를 놓칠세라 온 가족이 24시간 전화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시모집 연세대 중앙대 외국어대 홍익대 등 4개대에 원서를 내놓은 김모군(19·서울S고)의 어머니 洪美淑씨(48)는 『좀더 좋은 대학에서 추가합격 연락이 올지도 몰라 애들한테 컴퓨터통신과 불필요한 전화는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 『하루 종일 집을 지키고 있지만 할 수 없이 외출할 때는 반드시 가족 중 한사람을 전화당번으로 남겨놓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난해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에 추가합격한 유모양(20·전주 기전여고 졸업)이 가난한 살림때문에 전화가 끊겨 합격통보를 받지 못했던 사건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 대학측도 빨리 등록여부를 판단, 다음 순위의 추가합격자에게 이를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운동장게시판이나 자동응답전화보다는 개별전화나 전보통지를 더 선호하고 있어 수험생의 「전화대기」는 필수적이다. 최근 건국대로부터 추가합격통지를 받고 다른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정모군(19·서울 K고)의 어머니 周德順(주덕순·48·서울 강동구 암사동)씨는 『지난 몇년간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아들 뒷바라지를 한 것보다 최근 몇주간 대학으로부터 추가합격전화를 기다리는 것이 더 애가 타고 힘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 뿐만 아니라 대량 미등록사태를 맞은 대학들의 직원들도 추가합격 수험생들에게 연락을 하느라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전화통과 씨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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