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밥 한공기에 조미료를 넣지않은 시금치 콩나물 등 나물반찬 4, 5가지」.
지난달 31일 구속돼 대검청사에서 조사받고 있는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이 매일 먹고있는 「당뇨식」식단이다.
검찰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정총회장이 외부에서 배달해오는 이 「당뇨식」을 먹을 수 있도록 특별히 허용하고 있다.
이 「당뇨식」은 정총회장의 부인인 최모씨(50)가 매끼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만든 것으로 육류와 당을 배제하고 철저히 채식위주로 돼 있다.
이 「당뇨식」은 한보그룹 비서실 직원이 매일 식사시간에 맞춰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정총회장 자택에서 대검으로 나른다. 정총회장은 오전6시, 낮12시, 오후6시의 식사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 비서실은 정총회장에게 최적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제작된 휴대용 도시락가방을 이용한다. 이 도시락가방은 승용차에 달린 담배용 라이터 잭을 이용해 음식물을 데우거나 음식물이 시지 않도록 차게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 것.
이렇게 배달된 식사는 구치소에서 출장나온 교도관들이 전달받아 일일이 내용물 검사를 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신(私信)이나 메모가 음식물속에 숨겨져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총회장은 당뇨병을 앓기 시작한 10여년전부터 이 식단을 유지해왔다.
비서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식사 접대가 필요한 경우 식사시간 1시간전에 미리 「당뇨식」을 먹은 뒤 정작 식사시간에는 몇 술 뜨는 시늉만 하다 숟가락을 내려놓는 식으로 대처했다고 한다.
그러나 2일밤 검찰이 정총회장을 처음으로 구치소로 돌려보내 3일 아침은 구치소 식사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구치소의 아침식단은 쌀과 보리를 8대2로 섞은 밥에 김 참치찌개 등이었다.
구치소 한 관계자는 『정총회장이 구치소 식사를 잘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서실의 한관계자는 『정총회장이 대검에서 조사받을 때는 「당뇨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매일 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徐廷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