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섬 백사장 사라져간다…채취업자 모래 마구 파가

  • 입력 1997년 2월 3일 20시 07분


[인천〓朴正奎기자] 서해안 일대 섬의 백사장이 무분별한 모래채취로 개펄화되고 있다. 서해안제일의 관광지로 각광받아온 덕적도내 서포리 밭지름해수욕장의 경우 백사장 폭이 지난 90년에 비해 1.5∼2m 줄었다. 자월도와 승봉도의 장골 이일례해수욕장도 마찬가지. 주민들은 『이런 속도라면 언젠가는 해수욕장 자체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백사장파괴의 주범은 바닷모래 채취업자. 이들의 마구잡이 모래채취로 90년 1백20∼1백40여m이던 백사장폭이 90∼1백m로 줄었다. 지난해 인천 경기지역 18개업체의 연간 평균 바닷모래 채취량은 1천1백만㎥. 올해도 1천3백만㎥의 채취허가를 받아놓았다. 업체들은 허가받은 곳에서만이 아니라 인근 섬앞 해상에까지 가서 채취, 밀물때 밀려와야 할 바닷모래들이 급속이 줄어들고 있다. 승봉도 주민 최정환씨(49)는 『일기가 좋지 않을 경우 선박들이 채취구역이 아닌 바로 섬앞에서 무분별하게 모래를 채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군청에 신고해도 전혀 단속을 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섬주민들은 『바닷모래속에 알을 낳는 꽃게들이 모래가 줄어들어 알을 낳지 못하고 있다』며 『90년만해도 섬앞에서 꽃게들이 대량 잡혔으나 이제는 구경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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