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김경호씨 일가, 두번째 서울나들이…시민 환대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북한을 탈출한 金慶鎬씨(62) 일가족 등 16명이 27일 두번째로 서울시내 나들이를 했다. 지난 14일에 이은 이날 나들이에서 金씨등은 동대문구 거평프레야 도매센터와 지하철 교대역 근처 가우디매장,잠실 롯데월드 등 3곳을 차례로 둘러보며 푸짐한 선물공세와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임신 8개월째인 金씨의 넷째딸 명순씨(28)는 안정과 요양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날 나들이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경희대의료원에서 중풍 한방치료를 받고 있는 金씨는 여전히 말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휠체어없이 혼자 걸어다닐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한방치료 결과 金씨가 3번이나 중풍을 앓았던 환자로 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요즘은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씨 일행이 첫번째로 찾은 거평프레야도매센터(대표이사 金鐘根)는 당초 약속한 대로 김충진군(6)과 김충심양(3)박현철군(9)박봄양(5)김금혁군(3) 등 金씨의 친-외손주 5명에게 장남감세트를, 출산을 앞둔 명순씨에게는 출산용품 세트를 각각 선물했다. 이 상가에 입주해 있는 한복점 대영실크 李權鎬사장(36)은 金慶鎬-崔賢實씨(57)부부에게 각각 한복 1벌씩을 기증하기도 했으며 다른 매장들도 金씨 일행에게 의류등 크고 작은 선물공세를 펼쳤다. 이어 방문한 가우디매장은 金씨 부부를 비롯한 성인 탈북 귀순자 12명에게 각각 무스탕 1벌씩을 내놓았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롯데월드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각종 놀이시설을 처음 접하는 어른들에게도 신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편 나들이 일정을 끝낸 이들은 강남구 대치동 고박사냉면집에서 홍문종 국회의원(신한국당.경기 의정부) 부자가 베푼 조촐한 환영식에 참가했다. 지난 11,12대 국회의원을 지낸 洪의원의 부친 洪우준씨(72)는 작고한 崔賢實씨의 삼촌 崔병도씨와는 같은 평양출신의 소꿉친구로 金씨 일가의 탈북을 주도한 崔씨의 부친 崔영도씨(78)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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