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동산 영농자금 지원]총34억…농지 불법전용 의혹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7분


「아가동산」 교주 金己順(김기순·56·수배중)씨는 아가동산내에 신아영농조합(대표 黃一相·황일상·53)이라는 법인체를 설립하고 이 법인체를 통해 수십억원의 영농자금을 받아 쓴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이 조합은 3만여평의 농지를 불법전용했는데도 나중에 양성화된 것으로 밝혀져 그 과정도 의혹을 사고 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농림수산부(현 농림부)와 농어촌진흥공사 경기도 이천시 등은 92년 4월 아가동산을 「1郡(군)1특성화사업」을 위한 첨단기술 농업단지로 선정, 이천시 대월면 대대2리 이장이자 신아영농조합 대표인 황씨에게 6천4백71평(11동)의 유리온실 건축비와 용수공급시설비로 정부와 도비 농어촌발전기금에서 30억원을 지원했다. 또 94년에는 유리온실에 컴퓨터 온습도조절 자동시설비로 교부세와 도비 및 시비에서 2억원, 올해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멜론 딸기 포도 등의 포장센터 건설(4백50평)비로 국비와 도비에서 3억5천만원 등 아가동산에 모두 34억원을 지원했다. 이같은 자금은 경기도가 시설 및 자금지원을 요구하는 도내 영농단체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농림수산부에 건의하면 농림수산부가 현지 실사를 거쳐 지원단체를 선정해 배분했다. 92년 경기도내에서 첨단기술 농업단지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한 곳은 아가동산과 포천군 군내면 직두리 버섯단지 두 곳. 경기도는 이 두 곳을 농림수산부에 건의했고 농림수산부는 이 중 아가동산을 지원대상으로 결정했다는 것. 신아영농조합은 82년 12월경 황씨가 공기 맑고 전망좋은 서울근교 농촌지역에 주말농장을 조성하자며 서울에서 살고 있는 동료및 친구 17명을 모아 이천군 대대2리에 정착한 것이 모태가 됐다. 이 조합은 당시 7만7천여평의 농지와 임야를 구입하면서 이중 3만여평을 대지 등으로 불법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그 후 아가동산에 들어온 신도들에게 노동을 시키며 협업농장체제로 운영하다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신도 35가구를 묶어 영농조합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땅을 구입한 82년은 교주 김씨가 신도들을 이끌고 이천으로 옮긴 시기이고 이 땅이 후에 아가동산으로 편입됐다는 점에서 황씨의 땅 매입자금이나 신아영농조합은 황씨 개인 것이 아니라 아가동산 신도로서 이름만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이천시 관계자는 농지 불법전용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93년경 담당부서에서 동산내에 무허가건물이 여러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의 처리여부를 논의했으나 국고지원 사업체에 사소한 문제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이를 양성화시켜주게 됐다』고 해명했다. 〈수원·이천〓任具彬·李明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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