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能고사장주변]수험생 수송,「장애인 봉사대」 맹활약

  • 입력 1996년 11월 13일 20시 37분


○…13일 오후 4시반경 출제본부인 서울 한강호텔에서 꼬박 30일동안 연금생활을 마친 수능시험 출제요원 1백77명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퇴소. 그러나 보안유지를 위해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객실 창문마저 창호지로 바른 곳에서 장기간 생활한 탓인지 얼굴은 핼쑥한 모습. 이중 갑자기 출제본부로 차출당하는 바람에 지난달 하순 올릴 예정이던 결혼식마저 내년 3월로 미룬 한 여직원은 『결혼을 축하한다』는 말을 듣기도. 폐쇄회로 TV및 경찰관의 삼엄한 경비와 음식물 찌꺼기도 검색을 하는 철저한 감시속에서 출제를 마친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는 호텔 옥상에 특별히 마련된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남자 체육교사의 지도로 에어로빅 등을 배우며 신체를 단련. 특히 출제위원중에 사교춤에 능한 교수가 1명 있어 일부 위원들이 공짜로 춤을 배웠다는 후문. ○…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지하철 안에서는 시험장으로 가는 수험생들을 위해 특별 안내방송을 실시. 방송 내용은 『수험생 여러분 시험 잘 보십시오.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은 다음 역에서 내리시기 바랍니다』로 격려와 안내를 겸한 짤막한 멘트로 구성. 지하철 역내에도 곳곳에 시험장으로 나가는 대자보를 붙여 수험생들이 낯선 학교를 찾아가는데 도움을 주기도. ○…이날 오전 7시반경 부산 동부지구 제26시험장인 부산전자공고 정문앞에 수험생 金모군(18·S고)이 폭음이 크게 나도록 개조한 자신의 오토바이를 몰고 고사장을 찾는 등 10여곳의 고사장에 평소 폭주용으로 쓰던 오토바이를 몰고 수험생들이 나타나 빈축. ○…성폭행 혐의로 인천구치소에 수감중인 朴모군(18·서울 R공고3년)은 이날 오전 서울 H고 양호실에서 수능시험을 치러 눈길. 朴군은 수능시험 전날인 12일 인천지법으로부터 구속집행정지명령을 받고 풀려나 하룻동안 부평경찰서에서 보호를 받은후 이날 인천부평경찰서 소속 형사4명과 함께 수험장에 입장. ○…이날 영등포역 일대에서 장애인차량 8대로 「곰두리차량봉사대」를 만든 장애인들이 늦게 도착한 일반수험생들을 고사장까지 실어줘 눈길. 봉사대차량으로 63명의 수험생을 태워줬다는 택시운전사출신 1급장애인 金大賢씨(42)는 오전 8시5분경 한 여학생을 싣고 경광등을 켜면서 신속히 출발하자 역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이 박수. ○…이날 서울 연북중에는 30대 후반의 비구니가 시험을 보러와 눈길. 은평구 응암동 「법성사」 비구니 金正眞스님(여·38)은 『불교공부를 하던중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어 시험에 응시하게 됐다』면서 『15년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니 성적이 잘 나오지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石東彬·韓正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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