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보전의 딜레마는 항상 문제다. 하지만 인구 지형 기후 등의 여건을 감안한다면 우리 실정에서 수자원 토지자원의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굳이 선택할 수 있다면 육지냐 바다냐 하는 개발방식 뿐이다.
개펄을 포함한 바다는 높은 생산성이나 환경정화 능력으로 보아 보존의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하지만 여건에 따라서는 개발이 불가피하다. 간척으로 조성되는 임해공단은 선박에 의한 대량수송과 상하차비 절감 등으로 물류비를 줄일 뿐 아니라 내륙의 교통량 억제효과도 준다. 생활하수나 농공폐수를 기준치 이하로 정수해 방류해도 내륙의 하천보다는 바다의 자정능력이 높아 환경차원에서도 유리하다.
간척으로 조성된 농지는 내륙에 비해 광활하고 경사가 적어 기계화영농에 의한 생산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갈수록 모자라는 수자원도 육지의 하천이나 계곡에 댐을 건설하거나 간척에 의한 담수호를 개발해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다. 물론 위치 지형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댐보다는 담수호가 유리하다.
댐은 상류지역일수록 수질은 양호하나 수자원 확보량이 제한적이고 송수비용이 증가한다. 또 토지 공공시설 문화재 또는 부락 도시가 수몰되는 문제도 있다. 반면 담수호는 최대한의 수자원 확보가 가능하고 송수조건이 유리하다. 건설비가 저렴해 경제적이고 내륙에서 손실되거나 사용된 수자원을 재이용할 수도 있다.
육지의 댐공사든 바다의 간척공사든 자연 생태계의 변화가 크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간척공사는 완공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새로운 개펄이 형성되고 어장이 회복되거나 새로운 어장이 형성된다. 서해안의 경우를 보자.
최근 농림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산 삽교방조제가 축조된 아산만은 조사면적 3천8백㏊의 72%에 해당하는 새로운 개펄이 형성됐고 전북 계화도간척지는 90%, 전남 해남지구는 60%가 조성됐다. 어장 회복률도 충남 서산간척지 110%, 해남지구 98%에 이른다. 신규어장도 전남 관산지구에 9백95㏊, 계화도간척지에 2천2백60㏊, 전남 장흥지구에 1천1백50㏊나 조성됐다.
우리의 인구 지리적 여건을 감안할 때 토지자원 수자원을 확보하려면 해면간척이 내륙개발보다 유리한 게 사실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일부 환경손실은 불가피하게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친환경공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등 보전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김 천 환(한국농공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