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거짓말 탄로과정]운전병 실토하자 『자백』

  • 입력 1996년 10월 26일 20시 16분


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 수사의 최대 고비는 李전장관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李전장관에게 1억5천만원을 전달한 무기중개상 權炳浩씨가 외국에 머물고 있어 李전장관의 수뢰사실을 입증할 직접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몇가지 정황증거만을 토대로 李전장관의 허점을 집중공략하는 「그물망식 압박전술」을 구사했다. 검찰은 우선 李전장관이 權씨로부터 돈가방을 건네받은 95년 4월5일 식목일 당일의 李전장관 행적에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식목일에 두 사람이 만났던 장소인 서울 타워호텔 일식당 「미야마」에서 95년 4,5월 2개월간의 계산서를 확보했다. 그리고 중국에 있는 權씨에게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확인한 식목일 당일 두 사람이 마셨던 음료수의 종류와 요금 등을 토대로 시간까지 찍혀있는 문제의 계산서를 찾아냈다. 검찰은 타워호텔에서의 기초조사를 토대로 李전장관에게 『權씨를 만난 사실이 확인된 마당에 더 이상 수뢰사실을 숨기지 말고 모든 것을 털어놓으라』고 집중추궁했다. 바로 옆 조사실에 불려온 당시 李전장관의 운전병 金景敏씨에게도 똑같은 추궁이 계속됐다. 金씨는 당초 『李전장관이 타워호텔에 가지않았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이 정황증거를 들이대고 추궁하자 『이번 사건이 터진 뒤 李전장관측에서 장관의 동향일지를 보여주며 「타워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검찰은 또 UGI사 대표인 李南熙씨로부터 『李전장관을 협박해 대우중공업 尹永錫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도 李전장관을 흔드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金正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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