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수사 이모저모]다급한 경찰 「압박작전」

  • 입력 1996년 10월 24일 20시 22분


「崔英勳기자」 李養鎬전국방장관에 대한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던 23일 검찰 고위관계자들은 대우그룹측에 강도높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 수사관계자들은 대우중공업 鄭虎信부사장이 닷새째 잠적한 상태에서 연락마저 끊어지자 속이 타들어갔다. 게다가 폴란드에 체류중인 石鎭哲사장마저 귀국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말까지 들려오자 수사관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대검의 한 간부는 『(鄭부사장과 石사장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대우그룹측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털어놓았다. 이같은 메시지가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되자 대우측은 몸이 달았다. 23일 오전까지 연락이 끊겼던 鄭부사장이 오후 2시경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이어 石사장도 이날 저녁 귀국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때부터 이번 수사의 초점인 李전장관 수뢰부분에 대한 수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압박수사 결과 대우측이 무기중개상 權炳浩씨를 통해 李전장관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내더라도 계좌추적 등 물증을 확보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게다가 군 일각에서 이번 수사를 문제삼는 발언이 터져나오자 검찰 내부에는 더이상 수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위기감마저 감돌았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정도를 지켜 수사하면 되지 이같은 움직임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수사 템포가 한층 빨라지기 시작했다. 검찰은 당초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연막을 쳤던 李전장관의 부인 金惠淑씨를 이날 밤 극비리에 소환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이때까지 수사관계자들은 『얼마 안있어 李전장관을 소환할텐데 남편과 부인을 함께 소환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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