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엘리트채용」경쟁…『소수정예화로 불황 타개』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15분


대기업들이 내년 2월 졸업예정자 중 우수인력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각 대학에 직 원들을 내보내 스카우트하는 등 우수인력확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불황을 이유 로 명예퇴직과 감원으로 군살빼기를 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이처럼 우수인력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소수정예의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것이다. LG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은 자사직원들을 출신 일류대학에 파견, 스카우트 대상 학생들을 수소문하게 해 신입사원채용에 활용하고 있다. 대기업 직원들은 게시판 등에 공개적으로 안내문을 붙이거나 개별접촉 등으로 학 업성적이 우수하고 리더십이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 회사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회사 는 이 보고서를 기초로 채용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H그룹에 근무하는 金鎭晩씨(29)는 『학생들은 선배들을 만나 신뢰감을 갖고 보수 등 민감한 부분도 쉽게 질문할 수 있고 회사입장에서는 편안한 자리에서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학생을 사이에 두고 기업체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가끔 벌어지고 있다 . L기업은 모 대학 전자공학과 4년 金모군을 먼저 접촉, 교섭을 벌이던 중 S기업이 뒤늦게 끼어들어 채용을 결정하자 S기업측에 정식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는 것. 명문대 인기학과 학생들의 경우 대기업들로부터 동시에 교섭이 들어와 회사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학생들도 많다. 연세대 申모군(28·법학과 4년)은 『3,4개의 대기업들이 한꺼번에 접촉을 해 와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PC통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입사지원서를 받기도 한 다. 삼성그룹은 자사통신망인 유니텔을 이용, 취업희망자의 입사지원서를 받고 있는 데 올 상반기 채용 지원자중 10%정도가 이 방법으로 지원서를 냈다. 취업시즌에 한 번씩 열리던 기업체들의 회사설명회도 단순한 설명회에서 직접 신 입사원을 채용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 최근 KOEX와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에서 열 리고 있는 취업박람회에 상설부스를 차려놓은 기업체들 중에는 아예 그 자리에서 1 차면접을 갖는 등 적극성을 보이는 회사도 있다. 이에 대해 취업전문가 金弄柱씨(연세대 취업담당)는 『적성이나 미래에 대한 계획 등을 고려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만 듣고 즉흥적으로 직장을 선택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말했다.〈洪性哲·韓正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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