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진 국방부 장관, 허남식 부산시장, 국회의원, 해군 장병, 학생, 시민 등 300여 명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아덴 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도 지켜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해부대에 축전을 보내 “창군 이래 해외에 파병된 군이 군사작전으로 우리 국민을 구출한 첫 사례로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 [채널A 영상]삼호주얼리호 피랍부터 구출까지 전 과정 재연
두 사람도 작전 성공의 주역이지만 이날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악몽 같은 사건을 겪은 뒤 10개월간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은 두 사람에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7급’ 진단이 나왔다. 금전적 보상이라곤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인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지급한 200만 원이 전부다.
부산에 사는 김 갑판장은 요즘도 밤에 불을 켜놓고 잔다. 아내가 ‘불 끄고 편히 자라’고 달래지만 불을 끄면 갇혀 있던 선실이 생각난다. 생활고는 더 무섭다. 아내가 차린 식당은 한 달에 160만 원씩 적자가 나 곧 문을 닫는다. 사건 이후 삼호해운이 부도가 나 장애보험료와 9개월 치 월급도 못 받았다. 일당 5만 원짜리 일거리라도 찾으려고 부둣가를 오가고 있지만 나이가 많다고 일자리도 주지 않는다.
해적에게 맞아 빠진 이는 상태가 심각했다. 임플란트 대신 틀니로 아래, 윗니 18개를 갈아 끼웠다. 그나마 돈이 없어 빚을 내야 했다. 그는 “남의 속도 모르고 지인들은 ‘사건 이후 보상을 많이 받아서 일하지 않고 숨어 지내는 것 아니냐’고들 한다”며 “목숨을 걸고 작전에 도움을 줬는데 정부와 회사는 어떤 관심도 없어 야속하다”고 말했다.
정 조리장도 9개월 치 월급과 장애보험료를 못 받았다. 선원고용복지센터에 구직등록을 했지만 연락이 없다. 집 주변 직업소개소도 마찬가지다. 그는 “큰 정신적 장애를 겪어서인지 선주 입장에서 채용을 꺼리는 것 같다”며 “집 근처에 피부색이 검은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데 1년 전 사건 때문에 그들이 겁나 밖에 나가지도 않지만 때리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고 때문에 유일한 재산인 집을 팔지 고민 중이다.

한편 선사인 삼호해운은 현재 부산지법에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회사 측은 “잘 해결되면 월급과 보험료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호주얼리호는 지난해 5월 선주사인 노르웨이 업체로 보내졌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