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예외 필요” 보완대책 요구에도
김민석 “정부는 폐지 입장” 선회… 정청래 “제헌절 이전 처리” 강공
부작용 최소화 방안 논의도 안 해
野 “與, 강성층만 보고 나라 망쳐”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나란히 전북도당 당선인 워크숍을 찾았다. 25일 전북 정읍시 아우름캠퍼스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김 총리가 윤준병 전북도당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왼쪽 사진). 정 전 대표가 워크숍 도중 피켓을 들어 올리고 있다. 정읍=뉴시스·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면서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새로 출범하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실상 전면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회 차원의 신중한 논의를 당부했지만,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자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 김 총리의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정청래 전 대표는 제헌절인 다음 달 17일까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보완수사권 문제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졸속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與 ‘선명성 경쟁’ 속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가닥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정부에서 논의하고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감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당에 전달하고, 이후에는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정부안을 국회에 내지 않겠다는 것.
당초 정부에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신중 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이달 8일, 19일 기자회견에서 “권한을 배제해 위험성을 제거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것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면 되겠느냐”, “악용될 여지가 없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까지 다 봉쇄해 놓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두 차례에 걸쳐 검찰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필요성을 언급했다.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 예외적인 사건에 대해선 최소한의 수사 보완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며 상황이 급변했다. 친청(친정청래)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고리로 한 선명성 경쟁으로 당심 공략에 나서고,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맞바꾸려 했다는 ‘공소 취소 거래설’까지 재부상 한 것.
정 전 대표는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지금 당장”이라며 “그래야 진정한 검찰청 폐지”라며 속도전을 시사했다. 이어 ‘7월 17일 제헌절 이전 형소법 본회의 통과’를 일정으로 제시했다. 정 전 대표는 김 총리의 기자회견 이후엔 “시간 끌기용 꼼수가 아니길”이라며 김 총리를 견제했다.
정부가 입법에서 손을 떼면서 향후 관련 입법은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당론으로 발의된 뒤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의결을 거치면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김 총리의 입장 발표에 대해 “개딸(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층)만 보고 폭주하는 민주당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숙의’ 없는 속도전에 부작용 확대 우려
당권 경쟁에 맞물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급물살을 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보완책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사건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안, 강제력 없는 행정조사 수준의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 등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당권 경쟁에 휘말려 정부안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채 사실상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들은 반발했다. 정지웅 변호사는 “국가의 근간인 형사사법 체계와 직결된 법안에 대해 정부안을 내지 않는다면 왜 각 부처에서 우수한 인력을 파견받고 국가 예산을 투입해 검찰개혁추진단을 운영한 것이냐”며 “국회에서 어떤 비난에 부딪히더라도 정부안을 만들어 가져갔어야 한다”고 밝혔다. 자문위 소속 위원들은 9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사실상 활동이 종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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