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 여부를 놓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가 신경전을 벌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현 서울시장)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실거주 1가구 1주택자들의 현행 권리는 무조건 보호가 돼야 한다”며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21일 오 후보는 라디오에서 “서울시민들이 (장특공제에 대해) 굉장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 정도면 서울시장 후보는 입장을 바로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장특공제 폐지에 대해 SNS에 쓰셔서 (정 후보에게) 입장을 내달라고 했는데 묵묵부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나타나는 조짐을 보면 대통령께서 뭘 말씀하시면 서울시민 입장에서 손해가 되는 일이라도 아마 반대 못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스1앞서 18일 이 대통령은 X(엑스·옛 트위터)에서 장특공제의 단계적 폐지 필요성을 언급하며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장기 보유만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투기 조장”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오 후보의 라디오 발언 이후 정 후보는 같은 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일정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모든 1가구 1주택자들의 권리도 여전히 보호돼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을 향해선 “아직 논의되고 있지 않은 일을 자꾸 제기해서 갈등을 유발하는데, 서울시장의 일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생과 시민의 이익을 위해서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아직 논의되지 않은 일을 가지고 자꾸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시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정부와 여당은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 폐지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적 없다”며 “실거주자나 불가피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혜택 유지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이를 장특공 폐지로 몰고 가는 야당의 주장은 악의적 프레임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성북구 정릉공영차고지 복합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그러자 오 후보는 다시 반박했다. 오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정 후보는 뒤로 숨지 말라”며 “정 후보께서 장특공 폐지 관련해서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제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논의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시민들을 기만하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여당인 민주당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고, 대통령이 SNS에 분명한 입장을 밝혔는데,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며 “정작 갈등을 부추기고 시민들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공론화도 없이 SNS에 장특공 폐지 불을 지른 이재명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는 트러블 메이커 대통령 앞에서는 침묵하고, 장특공 폐지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사실상 ‘입틀막’(입을 틀어 막는다의 줄임말)을 하고 있다”며 “서울시장이 되려는 사람이 시민의 편에 서서 당당히 할 말을 해야지,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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