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첫 지침 제시
공짜노동 관행 근절… 오늘부터 시행
근로시간 기준 놓고 분쟁 발생 우려
뉴스1
정부가 포괄임금을 통한 ‘공짜 노동’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공식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내놨다. 근로시간 기록을 의무화하고, 노사가 사전에 포괄임금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제 일한 시간보다 적게 수당을 줄 경우 ‘임금 체불’로 보고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계는 “어렵게 도출한 노사정 합의를 위배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근로시간인지, 근로시간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를 두고 노사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을 내놓고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포괄임금은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려울 때 노사가 합의한 연장·야간·휴일수당 등을 월급에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법에 명시된 제도는 아니지만 1974년 대법원이 관련 판결을 내놓은 이후 임금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지도지침에 따르면 사업주는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명확히 구분해 기록해야 한다.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이나 연장·야간·휴일수당 등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 지급하는 ‘정액수당’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노사 합의로 연장수당 등을 미리 정해 지급하는 ‘초과근무’의 경우에도 실제 근로시간 기준 법정수당보다 적으면 차액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부는 근로현장 지도에서 최대한 활용해 임금 체불 여지가 있으면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국회는 ‘포괄임금 원칙적 금지’를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법 개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먼저 지침을 만들어 ‘공짜 노동’ 관행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근로시간 기준을 놓고 이견이 있는 데다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흡연이나 커피 마시는 시간 등도 근로시간에 포함해야 할지부터 논란이 될 것”이라며 “영세·중소기업의 경우 출퇴근 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액수당까지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어렵게 도출한 사회적 합의를 위배한 것”이라며 “현장의 혼란과 법적 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노사정은 지난해 12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에서 ‘정액급’은 개선하되 ‘정액수당’과 ‘초과근무’는 금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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