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필리핀서 반가운 얼굴 만나…“변호사때 도와준 이주노동자”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4일 15시 38분


1992년 한국 공장 근무하다 한쪽 팔 잃어
보상 못받고 출국…李, 재심으로 산재 인정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한 호텔에서 노동자 아리엘 갈락을 접견하고 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한 호텔에서 노동자 아리엘 갈락을 접견하고 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에 도와준 외국인 노동자를 30여 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노동자는 과거 한국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지만,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그의 사정을 듣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과 아리엘 갈락 씨의 접견 내용을 밝혔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 시절이었던 1992년에 갈락 씨는 한국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 한 팔을 잃고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강제출국 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갈락 씨의 사연을 듣고 1년여의 재심절차를 진행했고, 갈락 씨는 요양 인정과 산업 재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한 호텔에서 노동자 아리엘 갈락을 접견하고 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한 호텔에서 노동자 아리엘 갈락을 접견하고 있다.

갈락 씨는 이 대통령을 만나 “알아봐 주시고 만나 뵐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비록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당시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들의 강제 출국이 흔하던 시절이었다”며 “아리엘 씨 사건 후 정부 제도가 바뀌어 이제는 보상과 치료가 된다. 억울했을 텐데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노동자로 많이 나가서 일하는데, 어떤 시기, 어느 곳에서 일하든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지고 있다”며 “헌법에는 명기되어 있지만 헌법대로 하지 못했는데 아리엘 씨 덕분에 후배들은 억울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과거 인연이 있는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다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과거 인연이 있는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다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갈락 씨에게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냐’고 물었고, 갈락 씨는 해외 노동자로 출국하는 이웃들에게 조언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의 딸이 관세사로 일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잘 키우셨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혜경 여사는 직접 만든 수박 주스를 갈락 씨에게 권하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에게 자신의 자서전을 선물로 건네고 당시 이야기가 책에 수록돼 있다고 소개하면서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갈락에게 보상금을 송금한 저녁, 사무실 식구들과 파티 아닌 파티를 열었다. 갈락에게 그 돈이 사과나 위로가 될까 싶었다. 기쁘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고 적었다.

#외국인 노동자#봉사활동#재심#산업재해보상금#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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