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지도-온플법 등 테이블에… 美 ‘비관세장벽 압박’ 본격화

  • 동아일보

오늘 여한구-USTR 부대표 면담
고정밀지도 반출-디지털 규제 등… 팩트시트 합의 전반 줄다리기 예상
여야, 대미투자특위 위원 선임 완료… 백악관 “한미 협정에 긍정적 진전”

통상-외교 ‘귓속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정부는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앞서 한미 관세합의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임시 추진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통상-외교 ‘귓속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정부는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앞서 한미 관세합의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임시 추진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25% 관세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더해 비관세 장벽 문제까지 관세 인상 철회 조건으로 연계하는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관세 압박 단초가 됐던 대미 투자 속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비관세 협의 진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만큼 관세 인상 철회까진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에 담긴 통상 합의 전반에 대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USTR 부대표, 전방위 압박할 듯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1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릭 스위처 USTR 부대표와 만나 비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방미 기간 동안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대신 스위처 부대표와 회동했다. 그리어 대표는 여 본부장과의 면담 일정을 내주지 않고,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나 “비관세 협상 진척이 없으면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의 이 같은 압박 직후 고위급 협의가 이뤄지는 만큼 미국이 비관세 진전을 위한 압박 강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최근 투자 이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정부 설득에도 25% 관세 효력을 ‘즉시’ 부과하는 내용의 관보 게재를 ‘수주 내’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관세 철회 여부와 비관세 분야 진전 여부를 연동하면서 정부 대응도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라인뿐만 아니라 그리어 USTR 대표까지 전선이 넓혀졌다”며 “미국 각 부처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끼워넣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팩트시트 이행이 너무 늦다’는 인식이 공유돼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온라인플랫폼법과 관련해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미국의 강한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관세 합의에 따라 비관세 문제를 논의해야 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는 디지털 규제와 농산물 및 식품 검역 규제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해 12월 개최가 무산된 뒤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디지털 규제 중에서도 구글과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 중인 한국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 허용 문제가 FTA 공동위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고정밀 지도 반출을 불허하고 있다.

● 백악관 “무역협정 이행의 긍정적 조처”

정부는 비관세 분야 채널을 관리하면서도 대미 투자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관세 압박 원인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 결정 지연, 자금 납입 지연이 거의 100%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한미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 이행을 위한 임시 추진체계’를 논의했다. 국회가 3월 초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법 통과 이전에도 가능한 범위에서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선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이날 여야는 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대미투자특위) 위원 선임을 완료했다. 여야는 늦어도 다음 달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특별법 통과 전까지 대외경제장관회의가 대미 투자 임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김정관 장관이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위원회 산하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업예비검토단’을 설치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후보의 상업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백악관은 9일(현지 시간) 대미투자특위 출범과 관련해 “한국이 한미 무역 협정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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