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기부금 546억중 병사에 쓰인건 달랑 8% 44억…309억은 사용처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8일 19시 38분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스1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스1


최근 5년간 집행된 군(軍) 기부금 300여억 원이 규정 미비로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보안사고 위반 사례도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간 위반자가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8일 공개한 ‘국방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육해공군 및 해병대는 2020~2024년 기부금 588억 원을 받았고, 이 중 546억 원을 집행했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은 각 군이 부대 특성 등을 고려하되 가급적 병사에게 기부금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이 기부금 사용 대상을 점검한 결과 전체 집행 기부금의 절반 이상인 309억 원(57%)은 물품을 구매한 영수증만 있고 배분 내역이 없어 지급 대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소모성 기부품은 지급 대상을 기록해야 하지만, 기부금으로 물품을 구매한 뒤 배분하는 경우엔 이 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단기복무 장교·부사관·병사 등 의무복무자에게 쓰인 기부금은 44억 원(8%)에 불과했다. 기부금 지출 대상에 의무복무자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경우는 66억 원(12%)이었고, 의무복무자가 일부 포함된 경우는 126억 원(23.1%)이었다. 의무복무자가 일부 포함된 경우에도 기부금으로 구매한 품목을 장교에게 우선 지급하거나 품목을 차등 지급했다.

부적절한 기부금 사용도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각 군 40개 기관을 표본으로 뽑아 점검한 결과 해당 기관에서 집행한 기부금 157억 원 중 26억 원이 장성급 장교 등의 개인 격려금, 해외 여행 경비 지원 등에 사용됐다.

군 전반의 보안 및 부대 출입 관리 소홀도 지적됐다. 2024년 군 보안사고 위반자는 1744명으로 2020년(492명) 대비 약 254% 증가했다. 육·해·공군 본부 및 해병대사령부에서 일과 이후 2·3급 군사비밀 문서를 잠금장치에 보관하지 않고 책상 위에 방치하거나, 암호 장비를 그대로 컴퓨터에 꽂아두고, 군사비밀 보관함을 잠그지 않고 퇴근하는 등의 사례가 적발됐다. 2020~2024년 5년간 군 보안사고 위반자는 3922명으로, 이 중 64%가 위관·영관급 장교들이었다. 40개 부대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전역 등으로 부대 출입 사유가 사라진 2686명 중 905명(33.7%)이 공무원증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방부에 접수된 기부금이 특정 계층에 편중되지 않도록 사용 비율을 수립하는 등 기부금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국방부는 국방 분야 전반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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