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취임 135일만에 계엄 사과
“지선 경선 지역별 당심 비율 조정… 당내 현안에 전 당원 투표 실시”
강성 당원들 영향력 커질 수도
오세훈-박형준 “변화 적극 환영”… 與 “대국민 기만쇼, 당 해산이 답”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장 대표는 “우리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지켜온 당원들께도 큰 상처가 됐다”고 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당 쇄신안 발표를 통해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야권 전반을 아우르는 ‘연대’도 약속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환영한다”는 입장과 “재건축이 아닌 인테리어 수준”이란 평가가 엇갈렸다. 변화의 첫걸음을 뗀 것에 대해 향후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및 ‘중도 외연 확장’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 것.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 경선 룰과 보수 통합 요구, 계파 갈등 등 산적한 당내 현안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가 실질적 쇄신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張, 계엄 첫 공식 사과… 尹은 언급 안 해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에 대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취임 135일 만에 처음으로 계엄을 공식 사과한 것.
장 대표는 계엄 1년이었던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에 대해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입장을 내며 당 안팎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반면 이날 12분간의 기자회견에선 변화 7번, 잘못 4번, 사과 부족 반성을 각각 1번씩 언급하는 등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개혁 성향 의원들의 압박뿐만 아니라 김도읍 정책위의장 사퇴로 확산된 쇄신 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당초 8일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날 오후 늦게 발표일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언급하진 않았다. 그 대신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만 밝혔다. 본인을 지지하는 강성 보수 세력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며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지방선거 경선 룰에 대해선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당심을 급격하게 확대하진 않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당 지도부에 현행 ‘당심 50%, 민심 50%’ 경선 룰을 ‘당심 70%, 민심 30%’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는데, 지역별 상황을 보며 경선 룰을 정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장 대표는 당명 변경 추진과 ‘당원 중심 정당’으로 변화하겠다는 기조도 함께 강조했다.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는 것. 당내에선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수 진영 통합론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야권의 ‘정책 연대’를 통해 민생 정책을 발굴하고 폭넓게 정치연대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하며 개혁신당 등 보수야권에 손을 내밀었다. 이날 장 대표는 개혁신당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기도 했다. 그러나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당내 비주류 인사들까지 통합하는 ‘보수 대통합’과 ‘중도 외연 확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 “고심 어린 결단” vs “내부 인테리어 수준”
장 대표의 변화를 촉구해 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앞으로 당의 운영과 정치 전반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실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장 대표의 고심 어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비주류와 소장그룹에선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계엄 1년 사과 성명을 주도한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내고 “지금 국민의힘은 재건축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지만 오늘 혁신안은 내부 인테리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단절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김재섭 의원은 “윤석열을 다리에 매달아 놓고 무슨 선거를 치르냐”고 했고, 한 재선 소장파 의원도 “뼈가 부러졌는데 빨간약만 발랐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장 대표의 발언을 일부 긍정 평가하면서도 “계엄을 제대로 극복해야 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대국민 기만쇼를 본 뒤의 결론은 정당 해산이 답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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