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 정성호 직격…“지시한적 없다? 깡패 두목의 회피 수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3일 17시 37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hsot@donga.com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hsot@donga.com
현직 부장검사가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정진우 중앙지검장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풍성 광주지검 형사3부장은 이달 11일 저녁 검찰 내부망에 ‘검사의 명예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임 부장은 “장관님,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했다 하셨다”며 “도대체 그 ‘신중’은 무엇을 말하시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제 수사 경험상 깡패 두목이나 행동대장들이 빠져나가려고 할 때 ‘나는 지시한 적 없다. 밑에서 하겠다고 하니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책임을 떠넘긴다”고 했다. 이어 정 장관에게 “지위에 걸맞게 진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히시라. 그렇게 안 하실 거면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항소 포기 등의) 외압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조폭 수사에 빗대어 비난한 것이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스1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스1

임 부장은 이번 일로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도 비난했다. 그는 “(정진우) 검사장님께선 ‘거친 바다에 떠 있는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앵커(닻)가 바로 검사’라고 하셨다”며 “후배 검사 중 그 누구라도 앵커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면 검사장님도 언제든 같이 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검사장님은 앵커 역할을 하셨느냐. 제가 볼 땐 아닌 것 같다”며 “부끄럽다. 검사장님도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다. 정 지검장이 대검의 지시를 수용해 항소하지 않고 사의를 표명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임 부장은 12일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도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며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 외 분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셨느냐”며 “누군가가 책임지고 물러난다고 해결되지 않을 엄청난 사태”라고 임 부장은 지적했다. 다만, 그 ‘엄청난 사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임 부장은 사법연수원을 38기로 광주·수원·전주지검 등을 거쳐 2023년 9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부부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지난 8월 광주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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