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 ‘화성-11마’ 첫 공개…‘전 구간 타격 체계’ 구축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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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SRBM·초음속 순항미사일·SLBM·ICBM 동시 전시
당창건 80주년 앞두고 열병식 ‘미리보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남쪽을 직접 겨냥한 신형 무기체계를 대거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4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를 비롯해 초음속 순항미사일, 전략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선보였다.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전 구간을 포괄하는 ‘입체 타격 체계’를 완성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화성-11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제식 명칭으로, 이번 ‘마(馬)’형은 탄두부가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태로 개량된 것이 특징이다. 안정성이 검증된 KN-23 발사체에 HGV 탄두를 결합한 형태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저공 활공하며 한미의 방공망을 우회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 총비서는 전시회 연설에서 “한국지역의 미군 무력 증강과 정비례해 우리의 전략적 관심도도 높아졌다”며 “특수자산을 중요 관심 표적에 할당했다”고 밝혔다. 이는 극초음속 단거리미사일로 한국 주요 군사기지·지휘시설 등을 조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기존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단거리 탄도체계까지 극초음속화한 것은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려는 의도”라며 “운용 플랫폼의 다변화로 실전 배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시회에서는 러시아 3M-54E 대함순항미사일과 외형이 유사한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미사일은 종말 단계 속도가 마하 2.9에 달해 북한 해군의 ‘최현급’ 구축함 등에서 운용될 경우 한국 수상함대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이동식 발사대(TEL)에 탑재된 다연장 로켓 차량이 흐릿하게 처리된 채 공개돼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나 공동 개발 정황을 감추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시에는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화성-19형’도 등장했다. 단거리·중거리·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계층화된 ‘3축 타격 체계’를 완성했다는 자신감을 과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 밖에도 신형 전략 SLBM, 대잠미사일, 판치르형 지대공방어시스템 등 다양한 신형 무기체계가 공개됐다. 특히 SLBM과 대잠미사일은 해상 핵전력 확장을 시사하며 우리 해군의 잠수함 전력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이번 전시회는 핵 억제력을 근간으로 하는 조선의 군사력 구조를 현대화·고도화한 결실”이라며 “AI 등 첨단기술이 적극 도입돼 미래 전장 적응성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도 “군사적 능력은 부단히 갱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10일 열릴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의 ‘사전 무력시위’이자 향후 북미 대화 국면을 앞둔 협상용 무력 과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화는 한반도 방공망(KAMD·THAAD)에 구조적 부담을 줄 가능성이 커 한미 연합의 요격 체계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전시회는 북한이 단거리·해상·전략 핵무기를 모두 포괄하는 ‘복합 억제력 체계’ 구축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와의 기술 연계 가능성이 병행될 경우, 향후 한반도 군사 균형은 속도·정밀도·방공 회피 능력 측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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