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안규백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 통과를 알리고 있다. 2025.1.22/뉴스1
22일 열린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첫 청문회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윤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의원 체포나 국가 비상입법기구 설치에 대해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증언이 잇따른 것. 야당은 “‘나 살자’고 구질구질한 변명으로 목숨걸고 따른 부하들을 나몰라라 하는 비겁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 비상입법기구 쪽지 부인한 尹 증언 반박
김철진 국방부 군사보좌관은 “비상계엄 당일 오후 10시20분부터 11시 10분까지 (대통령실이 아닌)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있었느냐”는 민주당 박선원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최 권한대행이 쪽지를 받던 오후 10시 40분경 김 전 장관은 대통령실 밖에 있었던 만큼 국회 비상입법기구 설치 지시를 담은 쪽지를 전달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전날 헌재 변론에서 “(쪽지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 없다”며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밖에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해당 문건을 만들어 최 권한대행에게 전달한 인물로 김 전 장관을 지목했지만 이날 청문회에선 정반대 증언이 나온 것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22/뉴스1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비상계엄 당일 외교부 계엄 대응 조치를 담은 쪽지를 윤 대통령에게 직접 받았다고 확인했다. 조 장관은 ‘당시 윤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 김용현 이상민 전 장관, 박성재 장관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윤 대통령이 조 장관에게 자리에서 쪽지를 준 것이 맞느냐’는 질의에 “사실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직접 비상입법기구에 대한 쪽지를 줬느냐는 질의에 “그때 상황이 굉장히 충격적이어서 전체적인 것들을 기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尹 ‘국회의원 체포’ 지시 분명한 사실”
계엄 당시 국회의원들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윤 대통령의 전날 헌재 진술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라 이야기한 것은 분명하게 사실”이라고 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2/뉴스1홍 전 차장도 “대통령이 계엄 당일 전화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 질의에 “‘이번에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고 말씀했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그 때 목적어가 없어서 누구를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한 뒤 정치인 체포 지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정치인 체포에 대해 보고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조 원장에게) 정황상 관련된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문회에 출석한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제 명예를 걸고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부인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계엄 선포 다음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이완규 법제처장 등과 삼청동 대통령 안가 회동과 관련해 ‘누가 모이자고 했느냐’는 질문에 “이 전 장관”이라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청문회 시작 때 증인 선서도 거부했다.
대통령 경호처가 2023년 윤 대통령의 ‘생일잔치’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한 추가 의혹제기도 이어졌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2023년도 (경호처) 60주년 행사에 서울지구병원 간호장교를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도 “여경까지 불렀다는 제보가 있다. 30만 원을 줬다고 한다. 기쁨조냐”라고 했다. 이에 김 차장은 “이렇게 비난 받을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항변했다.
민주당 소속 국조특위 안규백 위원장은 오전 청문회 중 김 차장에게 “지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한남동 관저에 압수수색을 나갔다. 관저 압수수색 승인권자인 김 차장이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 차장은 “영부인도 경호 대상자”라며 압수수색 거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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