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영웅 딸 편지에 연신 눈물 尹 “항상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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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22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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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천안함 피격 당시 목숨을 잃은 고(故) 김태석 원사 딸 김해봄 씨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3.22/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천안함 피격 당시 목숨을 잃은 고(故) 김태석 원사 딸 김해봄 씨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3.22/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취임 후 두 번째로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천안함 피격 유가족이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장내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날 오후 2시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는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행사에서는 천안함 피격 사태 당시 목숨을 잃은 고(故) 김태석 원사 딸인 김해봄 씨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무대에 오른 김 씨는 마음을 추스른 뒤 “아빠, 벌써 봄이네”라고 운을 뗐으나 울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편지 원고로 얼굴을 가렸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김 씨는 붉어진 눈으로 힘겹게 말을 이으며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천안함 피격 당시 5살이던 김 씨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해 신입생으로 새출발하게 된 소식을 전했다.

김 씨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해가 빛나는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아빠의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처럼 가슴 설레고 따뜻해야 하는데 괜히 무겁고 조금 슬퍼지네”라고 말했다.

많은 관객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 김 씨는 고인이 생전 가족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언급하며 “흐릿한 기억 속 아빠는 사진 속 기억처럼 나를 미소 짓게 한다”고 했다.

김 씨는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서 고마워”라며 “이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날 꼭 지켜봐줘”라고 말했다.

김 씨가 편지를 읽는 동안 참석자들은 조용히 숨을 죽이며 눈물을 훔쳤다.

윤 대통령도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으며 비통한 표정으로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김 씨를 응시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김 씨에게 다가가 “아버님께서 너무 예쁜 딸을 두셨다”며 “항상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도 ‘서해수호 55용사’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롤콜’(roll-call)을 할 때 감정에 북받친 듯 20여초간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롤콜은 서해수호 용사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올해는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55용사 이름을 부르는 ‘국민 롤콜 영상’이 상영되며 행사장에 한 명씩 이름이 울려 퍼졌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가 부상한 장병, 전사한 분의 유가족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원할 것”이라며 “호국 영웅들이 확실히 예우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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