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엄호했던 ‘올드보이’ 박지원-정동영 경선 기회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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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대 교체 강조와 배치

더불어민주당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82)과 정동영 상임고문(71) 등 이른바 ‘올드보이(OB)’들이 당 현역 의원들과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이를 두고 불과 이틀 전까지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 교체도 있어야 한다”고 했던 이재명 대표 발언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박 전 원장이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현역인 윤재갑 의원(초선)과, 정 상임고문이 전북 전주병에서 현역 김성주 의원(재선)과 경선을 치른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4선 의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과 대통령비서실장,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냈다. 정 상임고문 역시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 2007년 민주당 대선 후보, 4선 의원을 지냈다.

이들의 경선 기회 보장을 두고 당내에선 그동안 지도부가 강조해 온 세대교체 기류와 역행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새 술은 새 부대에”,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라고, 첫 가지가 다음 가지에 양보해야 큰 나무가 된다”라며 줄곧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도부도 지난주까지는 이들의 컷오프 필요성을 집중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국 이들에게 경선 기회가 허락된 건 그동안 친명계 입장에서 이 대표를 적극 엄호해 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박 전 원장과 정 고문 모두 당내 주요 계파 갈등 국면마다 이 대표의 편을 강하게 들어줬다”며 “쉽게 내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상임고문의 경우 이 대표와의 오랜 연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 대표는 정 상임고문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정 상임고문 캠프에서 활동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당시 탈당했던 정 상임고문은 2022년 이 대표의 요청으로 복당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더불어민주당#올드보이#박지원#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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