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타 칠 실력 있어도 방향 잘못되면 OB”…이념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9일 16시 00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골프로 250m, 300m씩 장타를 칠 수 있는 실력이 있다 해도,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아웃 오브 바운드’(OB)밖에 더 나겠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은 5월경 국무위원들에게 “결국 중요한 건 방향”이라며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벙커에서 공을 잘 치려면 모래 속에 발을 파묻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면서 “국민을 위해 설정한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이념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도 “국가가 정치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며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방향 설정을 하고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최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 맹종 세력’이라는 비판을 이어가며 “가장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이룬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철 지난 이념 공세’라는 야권의 비판을 직접 반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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