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티끌만큼 부정 있었으면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8일 00시 27분


코멘트

4번째 조사 당일 보수-진보 맞불집회 반복
李, 지지자 집회서 “열 번, 백번이라도 조사 받을 것”
조사 마친 후 “목표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 꿰맞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서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8.18/뉴스1
“조작 검찰을 박살내자!”
“‘범죄자 이재명, 즉각 구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은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벌이며 종일 고성이 울려 퍼졌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촛불연대 등 진보단체 회원 2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전 9시경부터 서울중앙지검 후문 인근 법원삼거리에 모였다. 이들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천막을 치고 이 대표 이름을 연신 외치며 출석을 기다렸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 ‘잼버리 파행 국정조사’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현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자유와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50여 명(경찰 추산)은 서울중앙지검 서문 쪽에 자리를 잡고 ‘이재명 구속’ ‘윤석열 지지’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마이크를 들고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계속 외쳤다.

이 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24분경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후문에 도착하자 양측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지지자들이 준비한 단상에 오른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19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읽으며 “티끌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입장문을 읽는 14분 동안 지지자들은 ‘조작검찰 박살내자’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어올렸다. 이 대표는 입장문 낭독을 마친 뒤 다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건물까지 이동한 다음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다. 이 자리에선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가 밤 12시경 약 13시간 동안의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장외 공방은 이어졌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민주당 정청래 수석최고위원과 서영교 박찬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들도 이 대표 조사가 마무리되는 시간에 맞춰 지지자 집회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친 후 “객관적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될 거 없는 사안인데 (검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며 “진짜 배임죄는 용도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부”라고 주장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