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국정원장 면직시킬까?…‘기승전결’로 정리한 국정원 인사 파동[중립기어 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0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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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시사 라이브 <중립기어> 2부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국정원 인사 파동과 관련해 ‘기승전결’로 자세히 분석해 봤습니다. 동아일보 신석호 부국장은 “결국은 정보의 정치화를 조심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게 물갈이 된 ‘국정원 인사 파동’의 역사가 있는 만큼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취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국정원 인사 파동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전망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아일보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t7toKqW7ADY&t=490s)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 ‘국정원 잔혹사’ 시즌2… ‘인사 정치 드라마’

▷장하얀 기자
오늘의 메인 이야기. 정치 고전극장, ‘국정원 인사 파동 2023 개봉?’ 이라는 주제로 잡아봤는데요. 국정원 인사 파동 이슈가 계속 연일 이어지고 있고 동아일보도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어제오늘 있었던 일이 아니고 국정원 잔혹사가 계속 있었던 일인 것 같은데. 역사가 오래된 일이고 등장 인물도 여럿이 등장을 합니다. 오늘 부국장께서 일타 강사로 저희한테 드라마처럼 재밌게 설명을 해 주시겠다고요?

▶신석호 부국장
이거 굉장한 드라마입니다. 뿌리가 깊은 인사 정치 드라마예요.

▷장하얀 기자
인사 정치 드라마. 문학 작품을 분해하듯이 한번 분해를 해볼 텐데요. 사실 인사라는 게 정치적 판단이 개입이 안 될 수가 없는 거긴 하잖아요. 근데도 특히 강조를 해서 ‘인사 정치물’이라고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신석호 부국장
기본적으로 인사에서 파동이 나는 거잖아요. 여러분들 다 아시지만 국정원이 1급 인사를 7명을 해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는데 반대 쪽에서 ‘이 인사 잘못됐어요’라고 상소를 해가지고 대통령이 그 인사를 물렀다는 거잖아요. 기본적으로 인사에서 사달이 났어요. 인사가 뭡니까? 인사는 어떤 사람을 어디에 앉히느냐를 결정해야 되는데. 일단 대상자가 필요하고 그걸 누가 결정하냐, 누가 천거를 하냐. 천거권의 문제이기도 한 거죠. 그러니까 어떠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천거해서 인사권자가 승인을 해서 인사가 돼야 되는 건데 지금 그게 잘 안 됐기 때문에 인사 문제인 것이고. 정치라는 이유를 붙인 이유가 정치에 대한 가장 권위적인 개념이 가치의 권위적 분배라는 개념이에요. 어떤 가치, 돈, 권력, 자리 이런 것들을 권위적으로. 권위적으로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그런 방식과 어떤 수위에서 나눠주는 게 정치인데, 이 경우에는 정의에 있어서 권위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정치의 개념에 있어서 권위적인 방식이 아니다’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대통령이 이걸 수용했으니까 이게 난리가 난 거죠.

▷장하얀 기자
그러면 장르 살펴봤고 이번에 등장 인물과 역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등장 인물 크게 4명입니다. 먼저 가장 중앙에 있는 이 사달의 핵심 A 씨가 있어요.

▶신석호 부국장
‘제가 천거하는 사람이 중요하다’…A 씨라는 국정원 간부가 그러한 첨거권을 가졌던 것 같아요. 이 분이 참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는데 어쨌든 국정원에 들어와서 잔뼈가 굵은 분이고, 지금은 국정원이 국내 파트가 없잖아요. 국내 정치 파트를 했던 것 같고. 그래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 청와대로 파견이 됐을 정도면 굉장히 보수 정부에서는 잘 나가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었으니까 못 나가겠다, 못 나가서 5년 동안 한직을 전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또 바뀌었죠. 윤 정부가 들어섰잖아요. 어쨌든 첫 보직이 지금 김규현 국정원장의 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거죠. 김규현 국정원장에게 건의를 하면서 이런 사람을 쓰십시오. 이번 인사는 이렇게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역할을 하면서 이렇게 승승장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비서실장에서 한 번은 이제 간첩을 잡는 센터장으로 3급에서 2급으로 승진했다가. 또 이번에 7명 안에 자기가 있었다는 거 아니에요. 본인이 포함된 승진 인사를 하려고 하다가 사달이 났다.

▷장하얀 기자
김규현 국정원장 이분도 한 축을 담당하고 계신데요. 이분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력이 특이하더라고요.

▶신석호 부국장
외교학과 아니고 치과의사를 하시려고 치대를 들어가셨다가 뜻을 품고 외무고시를 보신 분입니다. 그래서 외교관으로 성장하셨고 많은 부분을 안보문제 담당했기 때문에 지금의 국정원장까지 가셨습니다. 국정원장께서 외교부에 있을 때 그 사무실에 자주 놀러 갔어요. 절대 기자한테 특종을 안 주는, 대신 지금 이렇게 상황이 이런데 어떤 거를 좀 취재해 보면 재밌는 기획 기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많이 줬어요. 어쨌든 박근혜 정부 때 외교안보 수석을 하죠. 그래서 A 씨랑 비슷한 거야. 잘 나갔어요. 근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가지고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국정원장 세 분 다 구속되고 난리가 나잖아요. 그래서 조사도 받고 그랬다가 이제 해외에 나갔습니다.


▷장하얀 기자
구독자 분께서 ‘김규현 원장은 국정원 출신이 아닌가요’라고 물어보셨는데.

▶신석호 부국장
외교부 출신이죠. 그게 이번 사건의 중요한 포인트인데. 어쨌든 국정원장으로 다시 화려하게 컴백했잖아요,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 지금 국정원이 그게 문제이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전 정부에 충성했던 것을 가장 세게 공개적으로 물갈이하는 데가 국정원인데 그걸 원장이 해야 되는 거잖아요. 원장이 해야 되는데 이분은 국정원 출신이 아니잖아요. 잘 모르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요?

▷장하얀 기자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아야죠.

▶신석호 부국장
누군가의 머리를 빌려야죠. 그래서 아마 비서실장인 A 씨의 인사 천거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것 같습니다.

▷장하얀 기자
정부 당국 고위 간부 인사가 대통령실 인사 검증은 물론이고 대통령 재가까지 거친 뒤에 번복된 것은 사실 처음이잖아요. 그래서 내부에 투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이쯤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또 한 분 계시죠. 권춘택 제1차장. 이분은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신석호 부국장
권춘택 제1차장은 지금 해외 파트를 책임지고 계십니다. 김규현 국정원이 같이 출범했는데 이분은 국정원 출신이고 해외 파트를 오래 담당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워싱턴 특파원을 할 때 워싱턴의 정무2공사를 하셨죠. 그런데 이 분은 지금 이 사단에서 본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굉장히 억울하게 생각하십니다.

본인은 아무 관계가 없다. A 씨와 국정원장의 인사. 그리고 대통령의 재가. 이게 뒤집히고 하는 그런 과정인데 왜 내 이름이 나오느냐,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는 이유는 이번에 7명의 1급 인사 중에 2명이 워싱턴과 일본의 정무 2공사였다는 거 아니에요. 근데 정무2공사는 나름 뭔가 전문성이 필요한데

▷장하얀 기자
맞아요. 가장 중요한 나라들이죠.

▶신석호 부국장
해외 파트의 전문성이 별로 없는, 옛날에 국내 했던 분들이 거기에 첨가가 됐다. 그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들어갔다고 하니까 혹시 1차장님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건데 본인이 그런 취지의 기사에 대해서 지금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장하얀 기자
어쨌든 미국과 일본 정부 공사 자리에 비전문가가 앉는 것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거잖아요.

▶신석호 부국장
불만이 여러 군데에서 있었던 것 같아요. 세 부류가 있는 거 같은데. ‘더 세게 물갈이를 해야 된다’라고 하는 쪽에서도 불만인 것 같아요. 또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잘 나가던 물갈이 대상이 되는 분들은 지금 얼마나 그렇겠어요. 물론 그 분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서 막 요직을 맡을 때 얼마나 또 좋았겠어요. 그런데 5년 뒤에 지금 상황이 바뀌어서 물갈이 대상이 되니까 얼마나 열 받겠습니까. 그분들이 뭔가 했을 수도 있고.

그런데 어떤 진영 논리를 떠나서 전문성의 논리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그렇지 지금 저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저게 경력과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을 보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 보수 진영 내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지지세력 내에서도 ‘아무리 그래도 저 자리에는 저렇게 인사하면 안 된다’ 이러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복잡한 거죠. 그런 맥락에서 이제 권춘택 1차장이 언급되고 있지만 본인은 굉장히 억울해하고 있다.

한 명 빠졌죠. 대통령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 기승전결로 정리한 ‘2023 국정원 인사 파동’

▷장하얀 기자
그러면 기승전결 빠르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단계로 먼저 볼 수 있는데 ‘기’부터 살펴볼까요.

▶신석호 부국장
짧게 정리를 하면 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래서 김규현 국정원장을 앉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주문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을 것을 주문했겠죠. 그래서 실제로 김규현 원장이 A 씨를 비서실장 그리고 방첩 센터장으로 이렇게 승진시키면서 인사를 천거 받아서 150명을 했다는 거잖아요.

▷장하얀 기자
그러면 승!

▶신석호 부국장
그게 더 고조되는 거죠. 지난해 가을에 제가 중립기어에서 조상준 기조실장이 나갈 때 여러 가지 얘기를 했습니다만 그것도 어쨌든 인사였던 것 같아요. 인사와 관련 된 잡음이 원인이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간에 대통령과 원장과 A 씨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서로 만족하면서 국정원 인사 정상화 잘 되고 있네라고 하면서. ‘승’은 올해 들어서 더 해야지 더. 그 과정을 이제 A 씨가 주도 하면서 얼마나 자기 개인적으로도 내가 진짜 국정 실세야, 내가 말하면 인사가 다 돼. 본인은 안 그러실 수도 있죠. 근데 만약에 어쨌든 사건이 났으니까 그런 어떤 것이 아니냐…

▷장하얀 기자
클라이막스로 갑니다. 전!

▶신석호 부국장
이제 사달이 나는 거죠. 그래서 그 백 명 중에 아마 1급 7명이 있었고. 지금 보도가 나온 거는 거기에는 A 씨도 있었고. 자기가 자기 인사를 한거죠. 그것도 초고속 승진. 3급에서 시작해서 2급으로. 그 다음에 지금 1년도 안 됐는데 2급으로 하는 인사에 본인이 들어갔고. 지금 모든 보도하는 언론들의 공통점은 그 중에 아까 말씀드린 미국과 일본의 정부 2공사가 있었다. 국정원이 파견하는 공사가 있었다. 근데 그 자리에 알고 보니까 A 씨하고 친한 사람 동기 같이 일했던 사람 이런 사람이 되더라. 그래서 이제 그거를 대통령이 재가 했다더라. 그러니까 청와대로 아까 말씀드린 세 부류의 불만들이 다 들어간 거죠. A 씨는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입니다.

▷장하얀 기자
모든 드라마는 결론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결론이 날까요?

▶신석호 부국장
‘결’은 아직 안 난 거죠. 지금 진행 중인 거죠. 대통령이 그냥 그 상태에서 아마 원장을 불러서 유감을 표시했겠죠. 이건 ‘내가 그런 임무를 부여할 때는 그걸 잘 하라고 한 거지 이렇게 시끄럽게 하면 어떡하냐’ 이런 말씀을 한 것 같고. 거기에 대해서 원장은 유감을 표시했겠죠. 유감 표시하고 오해가 있으면 제기하고 그런 선에서 일단 진상을 우리가 조사해 봅시다라고 한 정도로 봉합해 두고 해외로 가셨잖아요. 대통령은 가고 지금 핵심적인 행위자인 A 씨는 직무 배제, 또는 면직이 돼 있고. 그러나 국정원 내부는 여전히 내전 상태인 것 같고.

● 앞으로 어떻게? 신석호 부국장의 대외비, ‘신외비’


▷장하얀 기자
한반도 전문가 신석호 부국장 모시고 국정원 인사파동 주요 내용과 핵심 인물들 시사점 함께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관전 포인트 마무리로 신석호 부국장의 대외비 ‘신외비’ 부탁드립니다.

▶신석호 부국장
하여간 정보의 정치화. 국정원이 그렇다고 정치의 바람을 안 타는 세상이 올 것 같지는 않아요. 이거는 사실은 이게 분단국의 비극인 거죠. 아직도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면서 정권을 서로 보수 진보가 주고받고 있지만 아직도 이런 사건을 놓고 깊이 들어가면 아직도 냉전의 벽이 쳐져 있고 서로 타협할 수 없는 그런 생각의 벽이 있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국정원이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정보의 정치화의 늪에서 벗어나라, 이렇게 얘기하는 건 사실은 굉장히 나이브한 얘기일 것 같아서 그걸 길게 얘기하지 않겠고요. 어쨌든 지금 관심은.

▷장하얀 기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신석호 부국장
그렇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원장의 거취 문제에 지금 언론들이 집중을 하고 있죠. 그런데 그게 되게 쉽지 않은 문제라는 걸 설명을 드렸잖아요. 어쨌든 인사에서 소리가 났으니 ‘원장이 책임을 지세요’라고 하면 그러면 지금 이쪽 윤석열 정부를 이끌어가는 측에서 지금까지 쭉 해 온 인사의 정상화라는 건 그러면 되돌아가야 하는가, 그것 자체가 다 잘못된 건가.

어쨌든 여러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압니다만 그 결과 원장이 약간의 흠은 있지만 어쨌든 큰 틀에서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다라고 판단을 내리고 그냥 간다라고 할 수도 있죠. 두 가지 경우입니다.

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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