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공직기강’ 첫 타깃은 ‘탈원전파’…산업부發 인사태풍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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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15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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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0/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0/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공직사회 복지부동에 경고장을 꺼내들면서 첫 타깃으로 지목된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사태풍 가능성에 숨죽이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탈원전 원복’ 국정과제 추진 메시지가 명확해져 대대적 물갈이 인사로 분위기 쇄신을 꾀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15일 세종시 관가에 따르면 강경성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 10일 임명된 이후 2차관 산하 실·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핵심 업무 파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2차관 산하에는 전기·가스 및 재생에너지, 수소 산업·경제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에너지정책실과 원자력발전산업육성 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원전산업정책국 등이 포진해 있다. ‘난방비 대란’부터 이어진 전기·가스요금 인상 논란과 탈원전 정책 원복 국정과제의 핵심 주무부서인 셈이다.

강 차관은 공업고등학교 졸업 후 주경야독으로 공직에 입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산업부 내 핵심부서를 두루 거친 ‘에너지정책통(通)’이자 인사재무를 총괄하는 운영지원과장도 지내 조직 장악력과 통솔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으로서 친정인 산업부 핵심 정책을 담당, 현안 대부분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강 차관은 반도체 등 산업정책 전반에 조예가 깊은 이창양 장관을 보좌하며 원전 및 에너지 관련 정책에 윤석열정부의 색깔을 입히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전 육성 관련 정책의 강드라이브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관가의 관심사는 차관이 전격 교체된 산업부에서 추가 인적쇄신이 뒤따를지 여부이다. 강 차관의 산업부 복귀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예상 외로 시기가 앞당겨진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윤 대통령이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한 인사조치를 하라”고 일갈한 직후 이뤄진 전격 인사인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부처 국장급 한 관계자는 “전(前)정부 탈원전에 앞장선 일명 ‘부역자’ 중 상당수가 여전히 산업부 등지에서 승승장구 중”이라며 “공직사회 회전문 인사야 늘 나오는 얘기지만, 원전 학계·업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탈원전을 몰아붙였던 이들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대대적 숙정(肅正)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도 “정부부처 산하 각종 위원회, 심지어 여당 원전 관련 민간 자문위원회에까지 친야권으로 활동했던 이들이 참여를 타진한다고 한다”며 “이런 이들을 솎아내지 못하면 원전 정책에 속도가 붙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여권의 전방위 압박 속에 결국 자진사의를 표명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후임에 누가 임명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공모부터 인사검증을 거쳐 최종 임명까지는 수 개월이 소요돼 올 하반기에는 한전 새 수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산하 최대 공기업으로 에너지정책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전 사장에는 통상 관료 출신들이 선임된다. 정권이 교체된 지 갓 1년여가 지난 시점임을 감안하면 전 정부 고위직 인사들을 후보군에서 배제할 경우 의외의 인물난을 겪거나 깜짝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차기 총선을 1년도 채 남지 않아 출마를 염두에 둔 이들이 한전 사장직을 저울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총선을 앞둔 순차 개각도 변수로 꼽는다. 재무구조 개선, 경영혁신 등을 명분으로 기재부 등 타부처 출신 윤석열정부 1기 고위관료 중 한전 수장이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산업부와 기재부 출신 관료 간 물밑 힘겨루기가 치열한 가운데, 이번 윤 대통령의 공개경고로 기재부 라인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도 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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